부처님의 숨결을 찾아서
사진 왼쪽 끝에 보면 푸르른 논밭 다음으로 모래길처럼 보이는 곳이 수자타 마을로 오기위해서
필히 건너야 하는 강인데 그 당시는 물이 말라 거의 발에 물을 적시지 않고 건너왔다
그렇게 평야(?)를 가로질러 열대수 밑에 다 닿아서야 수자타마을이 산 밑에 자리하고 있었다
보드가야에 있는 동안
한국학생(고3으로 수능마치고 여행을 왔단다)을 만났는데
인도에 온지가 3달째가 됐다하는데(그저 그런가보다하고는 믿었는데 ㅜㅜ) 거지처럼 씻지도 않고 경비를 아끼느라
얻어먹으며 다닌다며 잠시 가이드를 해줄것처럼 우리를 "부처님이 고행중에 계셨던 동굴"을 안내한다해서
너무 반가운 나머지 사전 정보없이 무작정 따라 나섰다
먼저, 께달음을 얻기전 고행의 막바지에 수자타여인에게 공양죽을 받았다는 "수자타 마을"을 들렸다
특별나게 수행처라고 표시된 곳은 없었지만 그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물어 물어 가는데 그 동네로 갈려면 아주 너른 강(물이 메말라 바닥이 많이 들어나있었다)을 건너서 논둑 밭둑사이를 걷고
또 걷고 동네 어귀에 다다르니 몇몇 아이들이 골목에서 달려나와 신기한듯 구경을 했다
경계심없이 우리도 친근한 표정에 웃어주고 가져갔던 과자도 나주어 주고 그곳이 수자타마을임에는 틀림없는듯 싶었다
무식한 우리는 그 돌산에 있는 동굴이 우리가 찾는 동굴이기를 바랬던 마음일까
잠시동안 미친듯이 산을 올라보니 그 산조차도 오르는게 싶지는 않았다
등산깨나 했던 자만심으로 얼마를 헤매고 나니 왠지 이리 허술한곳에 있을것 같지가 않았다
결국 이곳은 아니다 싶어 내려오면서도 목적지를 찾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럴줄 알았다면 정말 제대로 정보를 챙겨서 왔어야 하는데
산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뒤돌아보고 또 보고 에휴 ^^::
그당시는 내가 불자가 아님에도 그 순간만큼은 간절했다
동굴을 찾으면 "오롯이 부처님의 숨결을 깊숙히 느껴보리라"했다
평소엔 관심도 없다가 막상 기회가 가까이 왔다 싶으니까 미리 닦아놓은것 없이 기회를 노린꼴이 되어
모든게 인연법에 의해 세상이 돌아가는 걸 나중에 배우고 나서야
부끄러운 마음이었음을 알았다
같이 같던 학생은 별 아는것없이 우리 주머니만 축내고
다 내려와서는 어느순간에 홀연히 사라지고 없었다
순간, 진짜 부처님을 만날거란 기대에 흥분도 했었고
그일로 여행내내 불교유적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편 그렇게나마 그런 마음을 갖게 해줘서 고맙기도 했다
그도 잘 다녀왔기를 바란다
지금도 이 사진들을 보며 그때의 허전함을 달래며 또한 다시 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