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말라야 라운딩

안나푸르나 라운딩 5일째 - "가루(3670M)"에 도착하다

강보 (gangbo) 2014. 11. 15. 17:28

 

 

 

이 둘은 난생 처음 겪는 고된 산행이었다고 합니다

 

경사가 70도에 육박하는 오르막길을 게다가 눈까지 내리는 처음 걸어보는 산행길을

서너시간이 넘게 걸었으니 얼굴이 파랗게 질릴만도 했읍니다

이런 상황에서 약간은 망연자실 표정들이 굳어있어서 옆에서 보기에도 안타깝기까지 했읍니다

 

나에게 있어서도 숨은 차지만, 이정도 거리는 뒷산에 오르는 정도 밖에 아니되어서 다소 여유만만이니

마음 한켠으론 눈이 오려면 좀더 펑펑 쏟아지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품어봅니다

 

내 생각을 들킬새라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사진 찍는 것으로 외면합니다 ㅎ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숨차고 힘든 거리임에는 부정할 수가 없었읍니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을 수록 그만큼 경험(수행)은 깊어지지 않을까요^^

 

 

 

 

드디어 "가루(3670M)" 마을에 도착합니다

이리 보아선 마을의 "코빼기"만 보일뿐 마을이 어찌 생겼는지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궁금해서 달려 갈 수는 더더욱 없지요

 

혹여라도 다 왔다고 좋아서 뛰어 가다가는 열발짝도 못가서 고꾸라 질 것입니다

이곳이 고산이란 걸 알고 있는 이상 걸음조차도 빨리 할 수 없는 곳이

바로 히말라야 트레킹의 첫번째 주의사항이니까요

이곳에서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양반 팔자걸음이 저절로 익숙해 지게 마련입니다 ㅋㅋ

 

이 지점에서 마을 앞까지 가는데도 족히 30분은 걸렸답니다

 

 

 

 

걷는 내내 지리하고 힘들다 싶을때 마다

뒤를 돌아보거나 사진으로 주변 살피기를 잊지 않았읍니다

 

 

 

 

산 정상 부분은 이미 밀가루를 뒤집어 쓴양 하얗게 눈으로 덮이고 있었읍니다

 

이미 추수 끝난지 오래된 이 밭에서 지난 여름엔 어떤 작물로 꽃을 피웠을까

상상을 해 봅니다

먼저 다녀가신 부산에서 오신 세분들의 말씀이 이곳을 지날때 급경사 비탈진 밭에서

"감자 캐는 부부"를 사진에 담아, 보여 주던걸 떠올려 보기도합니다

어디쯤일까 하고 ...

 

 

 

 

 

마을로 접어들어 골목을 따라 걷다가, 처음 눈에 뛰는 곳을 오늘의 목적지로 정했읍니다

게스트 하우스 옥상에서 마을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온세상이 하~얀 세상입니다

저 아래로 살포시 "사원"의 탑이 보이기도 합니다

눈덮인 히말라야 설산에서 하루일정을 내려 놓으려합니다

 

높은 곳에 올라서고 보니 피로는 간데없고 신선이 된 기분입니다

 

이집 저집 돌며 묶을 곳을 가릴 여유도 없이 찾아 들어갔는데 제법 아늑한 것이 방도 넉넉했고

쥔장도 상당히 친절해 보여서 고민없이 짐을 풀고선

마을 어귀를 내려다 보며 뒤따라 오던 쉐르파가 어디쯤인지 고개를 빼고 소리높여 불러봅니다

 

 

 

 

 

 

 

게스트 하우스 뒷산을 올려다 보니 산 정상이 코앞인듯

마을 제일 위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었읍니다

아마도 날 좋은날이었다면 이렇게 높이까지 올라오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찌하다보니 제일 꼭대기집에 머물게 되었지요

봉사가 문고리 잡듯 말입니다 ㅋㅋ

 

 

 

쥔장과 딸아이 입니다

구리빛 피부가 이곳이 고산중의 고산임을 말해주는듯 합니다

 

 

 

 

 

드디어 뒤따라오던 쉐르파도 집을 찾아들고

이런 날씨에 찾아든 손님들이 반가워 쥔장의 발빠른 써비스가 이어집니다

우리가 묶는 방은 최근에 통나무로 지은, 나무향이 채 덜 가신 방으로 3층에 있는데

침대외엔 별다른 시설없이 아늑한 느낌이 좋았읍니다

 

쥔장의 안내에 따라 손빠르게 짐을 풀고 아래층으로 내려갑니다

3층은 잠만 자면 되고, 모든 생활은 아래층에서 하게 되어 있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