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말라야 라운딩

안나푸르나 라운딩 - "마낭"에 도착해서 "브라낀 곰빠"를 올라가다

강보 (gangbo) 2014. 11. 26. 11:47

 

 

"브라낀 곰빠"에 도착했을 때에는 대문이 닫혀 있었다

늦어서 벌써 문을 닫았구나 싶어, 사방을 둘러 보며 앞산 감상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잠시 물소리가 들려 다시 대문안을 들여다 보니

마침 스님이 물을 뜨러 나오셨는지 물을 통에 받고

꽃에도 물을 주고 한참을 서성이셨다

 

그냥 조용히 내려 갈려던 참이었는데 마침 스님이 나타났는데..,

그냥 가기엔 서운할것 같았다

어떻게 올라온 길인데... ㅎㅎㅎ

그래서 스님을 불렀더니 문을 열어주셨다

반갑게 맞아 주셔서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래에서 보던 "절벽의 제비집"처럼은 아니고 제법 마당도 넓었다

집 둘레로 꽃도 가꾸어 놓고 채마밭도 있는것으로 보아 여느 절과 다를게 없었다

 

 

 

수행을 함에 있어서 "무상(無狀)"을 잊지 않으려 함일까 ()

 

 

 

조각 조각 떨어지는 바위틈에 둥지를 틀고,

이생에서 얻은 귀한몸

한평생 갈고 닦기도 바쁠터

편리함도 마다하고 이렇게

높이 올라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인 것이 이곳에서 물을 쓸 수 있다는게 천만다행이지 않은가 싶다  

 

 

 

스님의 승복 색깔이나 불단을 봐도 "티벳불교"임을 알 수가 있다

우선 예로서 삼배를 드리니,

가까이 다가 앉으라 하시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그리곤 머리에 손을 얹고 "축원"을 해 주신다

축원하시는 스님의 음성이

 

"세포 하나하나를 훓고 지나 가는듯"

"고해의 바다를 건너는 듯"

"오묘"하기 그지 없었다

 

잘은 모르나 이곳 "마낭"에서 부터 돌아가는 날까지 무사안전을 기원하며,

손목과 목에 오색실을 둘러 주시는것도 정성을 다해 걸어 주신다

 

그리곤 살짝 웃으시며, 벌써 해가 졌으니 빨리 내려가야 한다고 하신다

난 알았다 하고는 무언의 약속이지만

이곳에선 "100루삐"를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왔기 때문에 돈을 드렸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데 문득 생각하니 500루삐만을 갖고 있었다

그냥 드렸더니

나머지 400루삐를 거슬러 주신다

참으로 양심있는 스님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절에선, 

"보시"는 그저 돈을 내 놓으면 "거스름 돈이란 생각조차 할 수 없는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익히 보아온 터라 그닥 걱정되지는 않았다(개인적으로

500루삐를 보시할 형편은 아니지만 아니 주시면 할 수 없고)

또 안 거슬러 주면 달라고 해도 될 것이고...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더 앉아 있고 싶었다

날이 저물면 내려 가는길도 만만치 않을것 같아서 일어서려는데 갈증이 느껴졌다

심하게 갈증이 올라왔다

 

염치없지만 스님께 "차 한잔" 먹을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다

올라오기전 가이드 책에선 한시간 거리라 했기 때문에 별도로 생수를 챙기지 않았던 것이다

한참만에 스님께서 "차"를 주시는데

무슨 차(茶)인지는 알 순 없으나,  맛의 깊이가 있는게 그 향기를 잊을 수가 없다

갈증해소는 말할 것도 없고.

 

 

토굴을 나오면서 사진좀 찍겠다 하니 고개를 끄덕이시며 수줍어 하신다

이곳이 별도의 공간 부엌이다

 

 

 

토굴이 좁다보니 이층(?)에도 별도의 공간이 있는가보다

비구니 스님 혼자 수행하시기엔 그런대로 좁지는 않을것 같았다

 

올라올때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고, 정 늦어지면 이곳에서 한밤 자고가도 괜찮을거란 생각을 했었다

한국 절에선 늘상 있는 일이었으니...

그러나 주위를 둘러봐도 내가 한밤 머물러 가기엔 부족해 보였다 ^^

 

헛된 바램인지 모르나 다음날 아침 "해 맞이"를 이곳에서 하면 어떨까 싶었었다

 

 

 

스님께 인사드리고 부지런히 내려 오면서 "곰빠"를 올려다 보았다

언뜻 보아선 절이 있는지 조차 모를정도다

"자연를 해치지 않고 하나가 되는것"도 수행의 일환이지 않을까 싶다

 

 

 

"브라킨 곰빠"를 오르는 길이다

산 전체가 자갈과 마른흙으로 된 미끄러지기 쉬운 길로,

오르는 내내 많은걸 께우치게했다

 

 

 

 

내려올땐 30분이 채 안 걸린듯 싶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올라갈 때 한시간은 무리지 싶다

 

숙소에 도착하니 6시쯤으로 저녁먹기에 알맞은 시간이어서 은근 짝지(?)를 찾았다

이미 각자 행동하기로 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