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라운딩 - 묵티나트(3760)에서 "까끄베니(2800)"로 가는길
"묵티나트"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전경이다
2층은 숙소가 있고 아래층은 손님 응접실겸 주방이 있다
이미 떠난 일행과 만나기 위해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다
이곳 묵티나트에도 찾는 여행객들이 많다보니 새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에 몇차례씩 찝차도 다닌다고 했다
조만간에 버스도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토랑라를 넘기전은 이미 많은 터널 공사로 이곳과도 뚫릴날이 멀지 않은것 같은데,
그렇다고 이 깊은 산중 사람들의 편리를 생각한다면 개발을 아쉬워하면 안되겠지.
"까끄베니"쪽으로 나가는 "묵티나트"의 "초르텐"??
약간 현대화된 느낌이 난다^^
문을 나서니, 풀한포기 나무하나 없는 민둥산과 멀찍이로는 설산이 겹쳐져
대조를 이루는 그림이 그닥 미워 보이지는 않았다
눈앞에 펼쳐진 툭트인 시야로 단숨에 내 달릴것만 같은 계곡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동네가 큰만큼, 농사터전도 꽤나 넓어보인다
건너에는 아주작게 보이는 동네가 "종"마을 일것이다
줄곧 급경사 길이다
다음 마을이 가까운듯 해도 쉽게 닿지가 않는다
"쟈르코트(자르콧)"이라는 마을이 눈앞에 보인다
옛 성처럼 보이는 건물도 있고,
이곳에도 티벳불교의 4대 종파중 하나인 "샤카파 사원"이 있다
이날 목적지를 "까끄베니"로 했다면 들려서 아기자기한 동네를 돌아보았을 것인데
그냥 지나쳐야 했다
정성스레 쌓아 올린 돌담이 꽤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집 한채 안보이고,
혹시나 가축을 기르기 위한 농장인가 짐작해본다
열심히 걷다가 뒤돌아보니
시간이 흐르듯, 자꾸만 멀어져 가는 "토롱 라"가 까마득해 보인다
"자르콧"마을을 빙둘러서 돌아가고 있다
큰산은 민둥산이지만, 주택가 인근에는 많은 나무들이 담장대신에 자라고 있어서
나무들에게서 받는 위안은 대단히 컸다
이곳을 지나 다음 동네(킹가?)로 들어서면서 문제가 생겼다
동네를 질러가면 될것 같아, 드문드문 서있는 집들 사이로 들어 섰다가
이리가도 막혔고 저리가도 막혔고, 또한 담장을 넘어봐도
사방이 잔디처럼 보이는데 물이 차있는 늪이어서 빠져 나갈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원점으로 돌아와서 큰길로 들어서기까지
30여분은 헤메였던것 같다
그때 당시는 기다릴 동료들 걱정에 빨리 길을 찾는다는게
더 당황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던것 같다
"무조건 큰도로를 따라가라"고 했던 말이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기억이 났다
인간의 망각이 그리 무서운 줄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
역사속에 이루어진 토양층(바다속?)이 한눈에 보이는 살아있는 박물관처럼 보인다
계곡 건너편은 삭막함 그 자체이나
그 속에도 삶은 진행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가 있다
희미하게 나마 줄이 그어진듯 보이는 길이 사람들의 발자취인 것이다
그길로 가면 "무스탕"으로 갈 수가 있다고 한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고,
계곡을 이루고 있는 물줄기가 절벽 낭떠러지 아래로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평정심을 찾고 한참을 걷다보니 앞에서 혼자 가는 트레커가 있었다
내심 반가웠다^^
눈앞에 "까끄베니"가 보인다
앞서간 동료들이 이곳에서 기다리지나 않을까 싶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잠깐 들려서 확인을 하고 가야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았다
밭에 거름을 실어 나르는 마방의 행렬이,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밭갈이도 봄에나 볼 수 있는 풍경으로
따스한 햇살아래 펼쳐진 풍경들이 모두가 "봄풍경"으로 다가왔다
동네가 그닥 커보이지는 않으나, 논밭이 기름져 보이고 어느곳은 담장을 높이 쌓고
문까지 나 있는게 자못 이색적이었다 ㅎㅎ
"묵티나트(3760)"에서 "까끄베니(2800)"까지 고도가 1000M를 내려가니
걷는길이 급경사이고 모두가 자갈길이어서 정말 힘들었다
큰길만 따라 걷다보면 중간 중간에는 질러 내려가는 길도 있어서,
앞서걷던 외국인 여자분은 도움을 받아가면서 셋이서 거의 같이 걸었는데
눈앞에 보이는 목적지가 결코 만만치가 않았다
게다가 동료들이 이곳에서 기다린다는 보장이 없다보니
마음 한구석엔 오만생각이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