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분양받은 2평짜리 "노들텃밭" 경작참여자가 되다
2월말쯤 언니한테서 카톡이 왔다
지금 "서울시에서 노들텃밭 경작자 신청을 받는다"고...
위치가 언니네 집 근처이고 그동안 집주변에 화분으로 화초며 몇가지 가꾸던 채소를
"제대로 된 땅에서 키워 보자"며
함께 신청해서 함께 다니면 좋을것 같다고 시작을 한 것이
분양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따로 신청을 했는데
나만 당첨이 되었다
에긍... 시작한 언니는 떨어지고 ^^::
언니는 봄이 오기까지(정확히 말하면 당첨소식까지) "특별 밴드"를 만들어 놓고 열심히 정보를 실어 날랐다
식을줄 모르는 언니의 극성(?)으로 나를 지식으로나마 반 농부로 만들정도였다 ㅎ
덕분에 짧은 시간에 소소하지만 중요한 많은걸 알게 되었다
작년까지는
집앞 화단에 가지,고추,들깨,호박,토마토,피망,조롱박,수세미...그외 많고 많은 쌈채소들
모두들 하나같이 "모종"을 사서 심고,
거름주고, 물주고 하면서 하나 둘 결실 맺는 낙으로 즐거움을 삼았는데
(호박,수세미는 씨앗으로 키워서 열매를 보았다ㅎㅎ)
갑자기 꿈이 커진 것이다
한 가족당 분양된 텃밭 크기는 불과 2평밖에 안되지만,
하루 일조량이 한두시간 밖에 안되는 집앞 화단에 비하면 그것은 너무도 대단한 것이었다
우선 그곳은 제대로 된 땅에 '온전한 햇빛'속에서 커나갈 작물들을 생각하니 한해 시작이
희망으로 기운이 넘쳐남을 느끼는 시간들이었다
어서 빨리 봄이 와야 할텐데 하면서, 구정때 온가족들한테 큰 자랑거리가 될 정도였다 ㅎㅎ
정말 "노들텃밭" 경작 시작을 알리는 "시농제"를 달력에 표시해놓고 손꼽아 기다렸었다
그 텃밭이 빨리 보고 싶어 더디가는 추위가 야속하기까지 했었다
배추 겉잎이 널려있는 곳을 내 텃밭으로 정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밭끝에 정구지가 심어져서 봄이되니 싹이나서 알게되었다
역시나 나는 운이 좋았던것 같다
그러기를 두어달
3월14일 "노들텃밭" 개장하는날
달리기 경주하듯 달려가 7두락이 한블럭으로 묶여져 있는 곳을 찾아서,
가는 순서대로 내가 짓고 싶은 자리를 내가 정하는,
이런 방법도 참 재미가 있었다
열심히 달려갔는데도 1구역이 7두락(가구)중 3두락이나 다녀 간 것이었다
그래도 남은 중에서 가장자리에 골파도 심어져 있고, 지난해 배추를 심었던 흔적도 있고 한
열심히 경작한 흔적이 있는 중간 자리를 골라 팻말에 이름 석자를(서울시에 내땅이라고 표시ㅋㅋㅋ)를 적고
눈도장도 찍고, 사진도 찍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주말이면 가서 들여다 보고, 옆집엔 무얼 어찌하고 있나 들여다 보면서
매일 행복한 고민을 하게되는
'유효기간 일주일인 로또 복권'을 산 기분이었다
(아직은 딱히 할일도 많지 않지만, 일을 하고 있어서 평일은 가볼 수가 없었다)
집앞 화단을 가꾸던 때는 시기를 몰라도 모종가게를 지나다가 마음에 내키는대로 하나 둘
사서 심으면 큰 무리 없이 잘 커서 아침 저녁으로 물주고 열매 맺힌 것을 큰 낙으로 삼았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하고는 또 다른 기대감이 있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하다보니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도 생기고
직접 씨를 뿌려서 싹을 틔워 제대로 키우는 경험을 얻고 싶어 "파종"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