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여고동창생 나들이 2 (선암사)

강보 (gangbo) 2011. 11. 5. 03:08

 

 

 

 

 

 

 

 

 

 

 

 

 

 

 

 

 

 

선   암   사

 

                                                                                    정호승 시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구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 파리야 극락가자 "

 

 

                                          넌 이쪽으로 안오고  어디가는데?       응  나 ~~   해우소가 어찌 생겼는지만 볼려고

 

 

 

 

 

 

 

 

 

 

 

 

 

 

 

 

 

 

 

 

 

 

 

 

 

 

 

 

 

 

 

 

 

암  산  조

사  선  계

 

 

 

 

 

 

 

 

 

 

 

 

 

 

 

 

 

 

 

 

 

 

 

 

 

 

여고동창 졸업후 첫  나들이 

순천만에서   ---    선암사로

 

 

 

그동안 어찌 참았을꼬

어두컴컴한데도 잘도 알아보고

부등켜 안고  이름 부르며  반기는 목소리에 

 못다 채운 설잠이 활들짝 달아난다

 

 

봇물이 터지듯 쏟아지는 안부에

어느쪽부터 답해줄새도 없이

새벽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관광버스 속에서

50대만이 할 수 있는

왈왈 거리는 말투와  농짖거리 몸짓들이

결코 낯설지가 않다

 

한참을 달리다

 

누가 시켜서도 하기 힘든 건망증 ?!!

자꾸만 거꾸로 가는 기억력 ?!!

좁아지는 집중력?!!

때문인가

.

.

.

평소에 꼭 필요치 않으면 대충 지나쳤을  "휴계소이름"을

잘못 전하는 바람에

드디어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중간 휴계소에서 친구 두명을 더 태우기로 했는데

기다리는 장소 망향휴계소를 지나쳐

천안휴계소까지 온것이다

 

승용차로 오면 금방 올거리를

걸어 올 수도 없고

하필 얻어 탄 승용차가 중간에 다른 IC로 빠지면서

일은 더 커져버렸다

 

정작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해 그만둘 수가 없어

얻어탄 승용차에서 무작정 내려 고속도로 중간에서 차들은 씽씽 달리는데

고민 고민하다 112에 신고를 했단다

 

그랬더니 순경말씀이 "아줌마가 왜 거기 있어요"

아 여차 저차 .. 한참을 설명하고서야

고속도로 순찰대도움을 받아 한구간 왔는데 더는 못간단다

또다시 이 휴계소에서 저 휴계소로 연락을 해줘서 

또다음 구간에서 그 지역순찰대가 와서 삐뽀거리는 차를 얻어타고

그렇게 그렇게 만날 수가 있었다

 

 

그렇게 거창하게 시작된 하루가

무사히 잘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그 두 친구는  두손모아  신신 당부를 하기를  

"다음에 빼놓지 말고 꼭 참석시켜 달라고" 한다

 

그러자 임미숙이란 친구

"아 당연히 데려가야지 !   내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음엔 너네집에서 출발하면 참 좋을것 같은데

 얘들아 어떻게 생각해 !   내말이 맞지 !   그러는게  참 좋겠단  생각이 들어"

 

으 하하하하하  핳 핳 핳

푸 하 하 하 하

캬아 ~ 악  캐애~엑  캑캑캑

배꼽을 잡고

등짝을 두들기고

난리도 아니다

버스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친구들 덕분에

영락없는 50대 아줌마의 추억을 한건 올리고

졸업후 33년만의 첫 일기를 썼다

 

함께해서 다행이고

함께해서 행복했고

함께해서 감사했다

 

 

 

변한것 같으면서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예전의 그 모습 그대로 인듯

변하지 않은것 같으면서도 희끗거리는 머리카락과

눈가에 잔주름 하나씩 갖고서

여전히 깔깔거리며 재잘대는 모습이 영락없는 여고시절 모습들로

누구라 할 것 없이 마음은 여고졸업 19살에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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