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꾸기

"토종배추" 키워보기 (구억배추, 개성배추)

강보 (gangbo) 2015. 11. 12. 14:30

 

가을작물로는 "배추"와 "무"가 전반적일것 같다

 

봄부터 여름내 키우던 작물들중에 씨앗을 받아 보겠다고 선뜻 거두어 내지를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

어떤것은 성성한데도 어쩔 수 없이 거두어 들여야 하는 상황을 접하면서

조금은 안타깝고 씁쓸하기도 하면서 조금이나마 빈 자리를 만들어 배추모종을 심어보았다

그러다보니 모종 심는 시기가 많이 늦었다

 

모종은 텃밭사무실에서 함께 작업했던 "토종배추"를 주셔서

어떤게 좋은지 어떻게 키우는지도 모른채 그저 주는대로 키워보기로 했다

 

그래서 받은 배추종류가 "개성배추(??? 받을땐 의성배추로 기억...)"와

언니밭에 심어서 키우고 있는 "구억배추"이다

 

처음 키워보는 배추농사가 만만치는 않았다

모종때 뿌리활착을 위해 너무 열심히 물을 주어서 한동안은 "물배추"가 되어서 키가 평균 60~70센티가 되니

대체 배추를 키우는건지 **화초를 키우는건지 모를 정도로 헷갈리고 걱정에 쌓였다

 

하나같이 두팔 쫙~벌리고 헬렐레~~하고 크는가 하면, 어떤 녀석들은 하체가 좁다랗게 하늘로만 치켜올라가 날씬하게 크고 있으니

말없는 고문이 따로 없었다ㅎㅎ

 

잘키워서 한아름되는 배추포기를 안아보고 싶은 열망 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해보니,

웃거름과 중간 중간에 필수영양소를 넣어 주어야 속도 차고 제대로 먹거리가 된다는걸 지식으로는 익히 알고 있었다

솔직히 여름내 키웠던 채소들은 밑거름 한번으로 잘 키울 수 있었으나

가을작물들과 열매나 뿌리 채소들은 밑거름 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함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준비해온 "쌀뜨물효소"랑 "소변액비"를 2주에 한번씩 주기 시작을 하였다

대신 물주는 회수를 확 줄이고 "웃거름"으로 대신하니

 

몰라보게 색상도 짙어지고 누런잎도 덜 생기는듯 싶고

게다가 벌레도 덜 꼬이는 것 같았다 

그제서야 배추 비스무리하게 변모해 가는걸 보고 안심을하게 되었다

 

그러기까진 거의 매일 들여다보며

애벌레와의 씨름이고

심지어는 옆텃밭 상자의 벌레까지 잡아야 하는 고충이 말이 아니었다

 

그나마 밭에 심어진 배추는 벌레가 덜 꼬이는데

특별히 "구억배추"를 심었던 "텃밭상자"에서는 잡아도 잡아도 계속 들끊고 있는것이

여실히 옆에서 옮아오는듯 벌레가 끊이질 않았다

 

몇번에 걸쳐서 방제약으로

"난황유"도 뿌려보고

특별히 준비한 "자리공열매 우린물"

"고추씨앗과 은행잎 우린물"도 섞어서 뿌려도 보고

별짓을 다해도 벌레는 줄지를 않고 방제약을 뿌릴때 뿐이었다

정말 징할 정도로 잡아서 먼곳으로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장갑끼고

조금더 지나서는 나무젓가락을 갖다 놓고 잡다가

나중에는 장갑도 안끼고 맨손으로 보들보들한 그녀석들을 배추에서 떼어내어 바닥에 내동댕이 치곤했다

왜 하필 내손이 닿도록 이곳에 있느냐고 하면서...

 

그렇게 가을하늘을 쳐다볼 새 없이 배추에 코박고 지내다보니

기온이 뚝뚝 떨어지고 나서야 그나마 애벌레의 출현이 줄어든것 같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김장용으로 수확을 해야할 때이다

그러나 "토종배추"는 포기용 김장감으론 적합치 않은듯 하고,

대신 막썰어 담거나 우거지용으로 쓰기에는 더없이 좋을것 같다

 

중간에 너무 배게 심어서 중간중간 솎아서 김치를 담구어 보니

"갓향이 나면서 잎줄기가 약간 질긴것이 사각사각 씹히는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나름 좋았다

 

요즈음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은 한없이 부드럽고 달콤한 맛에 젖어 있지만,

적어도 내 나이라면 한번쯤은 경험했을 옛날 음식맛에서 느낄 수 있는

토종 그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는게

바로 이 토종배추에서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ㅎㅎ

 

특별난 맛 때문에 호불호가 심한게 토종배추의 맛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요즈음 신품종에게 밀려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나는 좋다고 느끼는데 아이들은 싫단다

혼자 실컷 즐기게 생겼다 ㅎㅎㅎ

 

 

                9월 16일

                모종 심은지 1주일 정도 지난 모습일것 같다

 

                처음 모종은 9월 둘째주 쯤으로 기억을 하는데

                남들보다 많이 늦어서 심기에 바빠서 사진한장이 없다

 

 

 

               9월 18일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게 보여서 좋긴한데

               특별히 제일 앞에 녀석만 월등히 큰것이

               모두들 크는모습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들쑥날쑥이다

 

 

 

               

                9월 23일

                그동안 물을 너무 자주 주어서 그런지 키가 5~60센티를 육박하는게 무서울 정도로 크고 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우리집 배추모양은 없어서 자못 걱정이 늘기 시작했다

                

                익히 "토종배추"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웃자람도 심하고 모양새도 헤벌레 크는것이

                왠지 들어내놓고 물어보기도 뭣해서

                밤마다 인터넷 독학 참 많이도 했다^^:::

               

 

 

                10월 4일

                가족들의 외면속에서 혼자 즐기고 있던 어느날!

                아들 둘이서 텃밭행차를 해주었다

 

                오자마자 워매 이게 배추 맞어?

                그러면서 손바닥을 펴 보인다

                시상에나 이럴수가 ...

 

                배추포기 지름이 족히 1M는 되는것 같다

                우리끼리 이름을 지어주었다

                요즈음 유행하는 "쩍벌남"으로...  ㅋㅋㅋㅋ

 

 

 

 

 

               뿌리도 억세고 줄기도 억세고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선 없는힘도 발휘를 하는지

               하나같이 우량아처럼 튼튼하기만 하다 ㅎㅎㅎ

 

               어리적 배추뿌리도 깎아먹던 생각이 나서 함께 씻어서 잘라내어 김치로 담구어봤다

 

    

 

 

               겉잎은 우거지로 먹기위해 말리는 중이다

 

 

 

 

             

                한둘은 이렇게 새순들이 오종종 오글거리며 나오고 있다

                원래 그런것인지 아니면 병들은 것인지 궁금하다

 

                아래 두컷의 배추모습 처럼

                밑둥치가 좁고 잎을 펼치지를 못하니 새순이 오글거리며 나올 수 밖에 ...

 

                

                잎줄기에 보라색이 보이는데

                혹시 영양부족은 아닌지?

                갓향이 난다고 하는데 혹시나 그 성분때문은 아닌지? 

                아님 토종배추의 특성인지 궁금하다

 

 

 

 

 

토종밭의 배추들도 이와 비슷한 모습들을 갖고 있어서 다소 안심은 된다만은 ....

어떤 녀석은 쩍벌리고 크고

어떤 녀석은 이렇게 하늘 높은줄만 알고

똑같이 안배하지 않은 자리탓일까?

 

 

                

               

               10월 23일

                한동안 배추잎 끝이 병들은 것처럼 뭔가가 모자라 보여서

                그뒤부터 소변액비를 열심히 주었더니 얼룩지는 현상은 사라졌다

                흔하게 볼수 있는 현상으로 "칼륨"부족이었나 싶다

 

 

 

 

              

               11월 4일

               게중에 요렇게 예쁘게 크는 넘도 있다^^

 

 

 

 

 

               11월 4일

               모종판에 한종류의 씨앗을 뿌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같은종류라고는 하나 어쩌면 이렇게 아롱이 다롱이 일까?

 

               혹시 크는 과정에서 "교잡"이 되었거나,

               아니면 내가 잘못 키우고 있거나

               둘중의 하나일 듯 하다

 

 

 

 

               11월 4일

               옆텃밭에서 유일하게 이민온 요즈음 유행하는 신품종으로

               "알배기배추"인지 "불암배추"인지 잘 모른다 ㅎ

               특별히 공간이 비엇다고 세포기 이식해 주었는데 눈에 띄게 크는 모습이 다르다

 

               아래사진 중간에 별나 보이는 녀석이다

 

 

 

 

 

                11월 4일 

                내가 키우는 "토종 개성배추"밭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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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3일

                언니네 밭 "구억배추" 모습이다

 

                10포기는 밭에

                10포기는 텃밭상자에 심었다

 

 

 

 

 

                9월 28일

                이역시 키가 웃자라 허푸성하고 키만 우뚝나게 크고 있다

                특히나 가운데 있는 녀석이... 

                아무리 봐도 식물들도 비좁은 곳에선 서로를 배려하면서 크기는 하지만

                자리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걸 알겠다 ㅎㅎ

               

 

 

 

 

               9월 28일

               좁은 탓일까?

               유난히도 새끼를 많이 치고 있었다

               그걸 뭐하고 하던데...

               "액아"라고 하던가?

               열심히 떼어 주어야 나중에 알(속)도 찬다고 해서 열심히 떼어줬건만 어찌나 심하게 나는지

               참다 못해 영 배추꼴이 말이 아니어서 며칠전에 모두 뽑아서 김치를 담구었다

 

 

 

 

 

 

 

 

 

 

 

 

 

 

                10월 4일

                 "구억배추"가 맛있다고 하도 하도 자랑들을 해서 특별히 키워봤는데

                 "개성배추"랑은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맛은 별반 다르지 않은것 같았다^^

 

 

 

 

 

                10월 4일

                토종배추 "구억"이의 마지막 모습이다

                잎전체에 나있는 돌기가 상당히 날카로워서 잘못 만지면 제법 아프기까지 하다

 

 

 

 

배추밭 가장자리에서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는 콜라비!

나머지 두녀석은 배추 그늘에 가리어 아직까지 탁구공만하다

 

작물들도 그렇게 영역 다툼이 심하다는걸 실감한다

 

 

 

 

 

본밭(처음 분양받은 밭)에서 자라고 있는 유일하게 크고있는 우리집 "무"다

봄부터 여름내 씨앗 받는다고 뒤늦게 자리 비운곳에 거름도 없이 씨앗을 넣었더니 겨우 겨우 자라고 있다

그나마도 나머지 씨앗은 비둘기님이 다 잡숫고 달랑 두개만 남겨져서 이리 크고 있다

 

 

 

 

              

               본밭의 배추 모습이다

               모종을 구해놓고 심을곳을 찾지 못해서(씨앗 채취로) 포트에서 한달이상 대기하다 본식을 하니

               겨우 이렇게 밖에 못컸지만 죽지않고 잘 커주는게 고맙고, 깨끗하게 자라주어서 보기에 좋다

               쌈배추로는 적당할 듯 싶다

               종류는 "신풍종"이다

              

 

              비록 언니밭, 내밭 구분은 하지만

              한번 둘러보러 가면 모두가 내차지라 양쪽 번갈아 가면서 살피다 보니

              인간사는 세상이나 작물의 세상이나 별단 다른게 없음을 실감한다

 

              이렇게 별난(토종) 배추농사 한번 지어 보면서

              농사의 기술(경험과 함께)이 필요하다는 걸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동안 키우느라고 전전긍긍하던 고민 확 털어버리고

한겨울 눈펑펑 내리는날

따뜻한 아랫목 차고앉아

장독 들여다보며

김 모락모락나는 밥숟가락에

배추김치 한조각 척 얹어

입크게 벌리고

밥상 앞에서 

피식거리며 웃을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