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발처럼 담벼락에 날라란히 늘어서서 돌담길을 운치있게 하는 녀석들의
이름이 "영춘화"라고 한단다 (담쟁이도 능소화도 한울타인 줄 그땐 몰랐다)
지난 2월에 왔었을때 너무 추운 이른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란색꽃들이
조롱조롱 매달려 봄을 알리고 있었다
헌데 그때 찍은 사진을 이리저리 옮기다 몽땅 날리고 (달랑 한장이 남아있긴
하지만) 가슴 아픈 기억이 있어서 이리 다시보니 반갑기 그지 없었다
송풍각 (나무주걱을 젖히면 안을 엿볼 수 있다. 혹여 열쇠구멍?)
박완서님이 쓰신 책(제목?)을 읽고 이꽃이 능소화인줄 알았다
이참에 나의 단점(?)한가지... 난 어떤 책을 읽거나,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때
전체적인 요점은 이해를 하는데, 막상 말로 전달을 하고자 하면 내용전달을
조리있게 못한다는 거다. 지금처럼 제목도 내용도...
그래서 가급적이면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고, 지금처럼 사진으로
기록하기를 좋아(편해서)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설법전 (매달 마지막주말엔 1박으로 템플스테이가 있어서
두번이나 갔었는데 들어갈 수가 없어서 궁금했었다)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진 고급빌라(?)들이 잠시 욕망을 일깨우긴 하나
궂이 저런 고급집 보다는 , 발아래 판자쪽 이은 지붕에 마음의 눈길이 더 간다
아름다운 마당에서 예전의 한 여인의 포부가 느껴진다
범종각 아래 잠시 목말라 있는 표주박 (범종각의 수리로 물길이 머져있음)
2009년 8월 8일 호성이와 길상사를 다녀오다
아이가 방학을 하고 옆에서 지낸지가 꽤 되었는데
특별히 이벤트를 해준것이 없어 마음을 내어 무작정 길을 나섰다
나선 시간이 오후여서 멀리 갈 수는 없고 어디 좋은곳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혹시 계곡이 있을거란 기대와, 불교방송에서 정목스님이 진행하시는 프로그램(제목 ??) 이 떠올라
가보지도 않은 "한마음 고요선원"이 생각나서 전철타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제대로 탄것 같으나 하차할 이정표도 놓치고
중간에 법우님 전화받느라 시간과 감정을 너무 많이 허비하여(다음날 있을 순례준비에 관한건으로)
그냥 돌아올 수 없어서, 얼른 발길을 돌려 예전에 가봤던 길상사로 향했다
아이의 한마디 "간단히 끊고 다음에 통화하면 안됐었냐"고 그리고 "하필이면 절이냐"고..
아직은 종교적으로 다가가는게 부담스럽고 게임을 좋아할 나이인지라 미리 말하지 않았던게
속으로 뜨끔한 것이 내 위주로 장소를 정한 것이 정말 미안했다
그렇게 해서 들른 절경내가 종각이며 일부 개와불사와 길바닥 전체를 비닐로 덮어 놓은것이(도로
공사) 어수선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래도 엄마를 배려해서 극락전앞에 이르러서는 "나는 여기있을테니 들어가서 절하고 오셔요"
아이의 마음씀씀이에 가슴 찡함을 느낀다
그리곤 이내 구석구석 둘며 사진도 찍고,예전에 왔었을때는 이랬는데 저랬는데 조잘대며 둘러보다가
설법전 뒷켠에 올라서는 자리잡고 앉아 음료수도 마시며,
집 가까이에 공기좋고, 들르기 좋고, 경치좋은 절이 있음을 자랑하다(속내는 감춘채)
근처에 있는 집들을 보며 난 저런집, 아이는 더 크고 높은집을 찜을 한다
나중에 그런집에서 살아보자고...
둘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타박타박 걸어서 내려왔다
다음엔 차로 이길을 드라이브 하자 약속을 해본다
어느새 훌쩍 커버려서 덩치는 산만해지고 옆에서 같이 걷기에 든든한 것이
문득,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듬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