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웅장하고 대단해서
그냥 사진으로 찍고 또 찍고...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마음 같아선 저 산밑에까지 가보고 싶었다
저 계곡의 모습은 어떨지?
돌아서기전 아쉬운 마음에 진하게 한번더 바라보고 말위에 올라탔다
또다시 "구름쇼"를 보면서
계곡을 벗어나고 있다
말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기를 바라면서...
말들이 여간해서는 순번(걷는데)을 어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선두말은 어디까지나 앞자리를 지키고 ~~
늘 뒤에서 따라오던 이여사가 불만이 많았었는데 - 풍경사진만 찍으려니-
웬일로 나를 따라 잡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ㅎㅎ
찾아오는 이가 얼마나 많으면 길을 닦아 놓았을까!
한굽이 돌아섰다
궂이 마부가 앞에서 끌지 않아도 "선도말"이 알아서 "제갈길"을 잘도 찾아서 가고
돌아갈때도 묵묵히 걷기만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태웠을 것인가
"저 말의 인생은 사람들을 태우는 업"으로 태어나서 고생이 많다 싶었다
이곳에서 숨박꼭질이라도 하면서 놀다 가고 싶었다
그런데 선두에 선 이말은 줄곧 잘 가다가도 풀만 보면
아랑곳하지 않고 풀을 뜯는 것이었다
이군이 아무리 "워~워"해봐야 그 말을 알아 듣을수가 있겠는가
"고삐"로나 통할까 ㅋㅋㅋ
"먹고싶은 욕망"을 참기란 사람이나 짐승이나.. ^^::
나무들의 키가 얼마나 큰지 한참을 올려다 봐야한다
오래되고 키도크고
"최대치"에 가까운 형용사는 다 써도 무방할 정도로
놀라움의 극치를 이룬다
정말 배가 고픈 모양이다
텐트를 치고 있다
부러웠다^^
어! 갑자기 가다가 길을 바꾼다
혹시 풀뜯을 생각만 하다가 길을 잘못들은 것을 알아챈걸까
말이든 양이든 평화로운 시간이다
이쯤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앞사진에서 처럼 조금 심하게 움직인 탓인지
등에서 왠 물이 흐르며 바지며 속옷까지 흥건히 젖어오는데
이건 뭐지?
한참을 생각했다
마음이 급해지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여사가 자기는 가방을 안가져 가겠다고 하면서 소지품과 무슨음료수병을(자기만 먹던거라 뭣이라 변명하며)
내 가방에다 넣어 달라해서 넣었는데
그 음료수병이 열린 모양이었다
순간 핸드폰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버럭같이"마부"를 불러댔다
"잘디 잘디 다운 다운 @#$$% ~~"
빨리 빨리 나를 내려달라고...
마부가 말고삐를 잡고 뛰어(?)내렸다
그리곤 가방을 열어보니 이미 가방바닥이 음료수로 흥건했다
일단 핸드폰만 꺼내고
"물고인 가방"에서 소지품을 하나씩 꺼내기엔 너무 급해서
나머지는 가방을 거꾸로 쳐들고 쏟았다
땅바닥에 다 쏟아져서 이리저리 데구르르 난리도 아니다
정신없이 휴지로 닦고 대충수습을 했다
정신을 차리니
이미 바지와 팬티는 다 젖어서 척척했다
그런데 장본인은 말에 앉아서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나의 그런 꼴을
연신 사진만 찍으며 '깔깔거리며 너무 좋아라 웃고있다'
참 괘씸하단 생각은 들었지만
이미 다 젖은걸 화내봤자 소용없는일 아닌가
그래서 나도 억지 웃음한번 웃고 말았다
한편 속으로 "일부러 뚜껑을 덜닫고?"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수록 속으로 참아야지 싶었다
얼른 마음을 돌려
마부에게 그냥 걸어갈테니 말고삐잡고 가라고 손짓해서 앞에 보내고
이참에 걷고 싶었던것
차라리 걷게되서 고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두팔벌려 대자유를 만끽했다
이러지 않았다면 저 푸른초원과 폭신폭신한 흙을 어찌 밟아 볼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사진도 편안하게 삐뚤거리지 않고 찍고 싶은대로
사방을 뱅글거리며
말위에서 느끼지 못했던 발의 감각을 느끼며 걸었다
"한생각 어떻게 맘 먹느냐"는 정말 중요했다
이젠 급할것도 없고 천천히 걸으며 할짓 다하며 뒤따라갔다
보이는 만큼 평화롭다
내 걸음이 느리니 타고가자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말은 타지 않았다
어떻게 얻은 자유인데!
뭣이 그리도 즐거울까?
미안해서 일까?
나는 너의 그런 모습 다보고 있었지롱!
그러는것만 같았다^^
오랜세월을 품고 곧게 자란 침엽수림과
만년빙하(빙하대신 흰구름만 잔뜩 본)를 품은 깊은 계곡이
저 능선너머에 있다
이렇게 "소남막 말트레킹"은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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