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인수봉을 바라보며

강보 (gangbo) 2009. 11. 12. 03:39

 

 

 

 

 

 

 

 

 

 

 

 

 

 

 

             2009년 11월 8일 일요일

             

             며칠전 도선사로해서 국녕사를 가려는데 함께 가보지 않겠는가고 도반이 문자를 보내왔다

             좋지.  그런데 일요일에 비가 온다했는데!!!

            

             헌데 토요일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아침이 되어서 쉬이 그칠줄 모르고 억수같이 퍼붙고 있기에 

             애라하며 더 자고 있는데

             도선사에서 예불후 공양하고 서서히 나서면 비가 그치지 않겠냐며 가잔다

 

             머리속은 이미 포기에 이궁리 저궁리하다

             순간 이렇게 하루 보내기엔 아까우니 도선사에 사시예불이라도 볼 요량으로 등산채비는 포기하고

             달랑 가방속에 "능인등불"책한권 넣고 머리만 감고 집을 나섰다

             대신 비속에 바지 젖는것도 싫고 젖은 낙엽길이 미끄러울까 염려되어 커다란 우산에 등산화를 신었다

 

             정말 장난 아니게 비가 많이 내렸다

             시내버스에서 내려 도선사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불자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가 빗길에 서로를 피해주자면 낙엽길에 미끄러질 염려가 있다고 먼저올라간

             버스가 내려올 때까지 갈 생각을 않고 있다보니 

             도선사에 도착했을땐 이미 예불이 많이 진행이 되어 "관세음보살"정근을 하고 있었다

 

             입시를 앞둔 많은 부모들의 기도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도반덕분에 절까지는 왔으나

             법당에 들어가기전 기다릴 도반을 생각해서 "산행을 못할 것 같네요. 못 보더라도 잘녀오세요"라고 문자를 남겼다

             예불이 끝난후 명상을 할 요량으로 정좌를 하고 앉았다

             그런데 옆에서 입시부모들의 정성스런 기도주문과 앉았다 섰다 움직이는 절로 집중이 되지않아

             자리를 옮길까하고 대웅전을 나왔다

 

             엥 !  웬 햇님

             그것도 거짓말처럼 반짝하고

             그때 도반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양하고 국녕사에 가자고

 

             아 ! 참으로 거절하기 힘든 순간이었다

             복장도 마음도 불편한것이(왠지 가기싫은 결혼식과 도반과의 한동안 편치 않았던 마음이) 

             마음을 합리화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기로 했잖아 ! "  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참에 화해를 청할지도 모르니 ...

 

             어차피 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선 한번은 만나서 얼굴보며 대화를 할 좋은기회라 생각했다

             어쩌면 나만의 문제였는지도 모를일이지만...

 

             평상복으로 산을 오르는 내모습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역시 산엘 오르면 없던 생기도 되살아나니 어쩔 수 없나보다

           

             정상쪽에선 인수봉에서 암벽타기 위해 일박했던 산악인들의 하산하는 등산가방은 山 만해보이고

             나는 그나마 등에 아무것도 없으니 발걸음이 낙엽처럼 가볍기만하다

 

             이리 가볍게 등산을 하기도 처음인듯 싶다 

             마음 한켠은 무거운게 있으면서도...

 

             게다가 오늘은 철저히 도반의 빈대가 되어야 한다

 

             비를 흠뻑 맞은 굴참나무의 색깔과

             아직 떨어지지 않은 무채색에 가까운 단풍은

             멋드러진 한폭의 그림이 되고

 

             인수봉 정상에 살포시 드리운 구름과 

             단풍으로 수놓은듯한 암벽

             발아래로는 여름계곡인양 우렁찬 물소리가

 

             오늘의 특별보너스처럼

             산행길을 설레게한다

 

             백운대피소에서 도반의 권유로 막걸리한잔(한모금)과 잔치국수 한그릇

             언제 챙겼는지 도선사에서 공양올렸던 떡까지

             또한번 산행의 즐거움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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