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에 불이나서 많은 전각이 타고 몇채남지 않았다 한다
본래 있었던 연못이었을까?
너른 절터를 보며 웅장했을 옛모습을 짐작해 본다
대승선원
청년당과 마당엔 타종식(2009년11월22일)을 기다리는 범종
산자락 끝에 자리하고 있는 요사체는 성철스님께서 머무르시던 곳이란다
청년당 끝에 자리한 차실 ! 고령토의고장인 문경! 흙이 도자기로 변신!
한창 불사중인 백년당(회랑)
공양간 뒤켠에는
주저리 주저리 널린 감들하며
치마처럼 널려있는 무우청이
따스한 가을볕과 매콤한 찬바람의 자비를 빌어
곶감과 시레기라는 새로운 먹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절입구엔 오는사람 가는사람 편히 쉬어가라고 따뜻한물과 찻잔까지 준비해놓은 차실과
바쁜 일손을 기다리는 김장배추가 넉넉한 절 살림을 느끼게 합니다
늦가을 긴그림자를 드리운 전나무 숲사이로 보이는 일주문 (불이문, 사불산 대승사)
2009년 11월 15일 문경 사불산 대승사와 윤필암을 다녀오다
전날(14일 토) 눈이내렸다
갑자기 내려간 기온으로 두문불출하다보니 첫눈이 내렸다 했는데
도심을 벗어 나서야 높은산을 보고 눈이 온줄을 알 수 있었다
월례행사인 순례법회로 가게되었는데
내겐 가게된 경위부터가 놀라웠다
본시 일요일이(음 9월29일) 친정아버지 팔순이셨다
해서 시골에서 가족들과 가까운 친척만 모여 "조용히" 식사를 하시고
동네 어르신들 점심을 대접해드리기로 형제들끼리 합의를 본 상태였었다
처음부터 아버지께선 반대를 하셨었는데
엄마는 나름대로 구문구문 준비를 하고 계셨다
급기야는 생신임박해서 아버지는 간단한편지를 써놓으시고 몰~래 여행을 떠나셨단다
미안해요
깨우기 싫어 몰래 떠납니다
몇일 돌아다니다 오리다
혼자 수고해주어요
자세한 것은 다녀와서 말할게요
건강 조심하고 잘 지내요
- 땡감으로 부터 -
물론 어머니께선 서운한맘 괘씸한맘(?) 등등 복잡한 당신 심사를 자식들에게 전하시며
오로시 엄마를 위해서 아버지가 그리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이참에 "홀로 남는 다는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셨을것 같다
그렇게 갑자기 가족모임이 취소가 되었지만
그래도 자식된 도리로 엄마라도 위로해 드리기위해 시골로 내려갈 계획이었기에
당연히 순례는 불참을 선언한 차였었다
헌데 토요일 늦은시간 출발하기 직전 "시골내려가는 중부선중간에서 엄청난 짓눈개비로
밤늦은 차운행이 위험할 것 같으니 오지 않았으면 하는" 아우의 강력한 전화를 받고
고민끝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렇게 '아버지팔순생신'은 없던일로 되버렸다
오래전부터 계획한 특별한 일정이 없어졌으니
마음을 돌려 순례에 참가를 하게 되었다
물론 순례를 다녀와서 생각한거지만 그만한 짓눈개비로 시골을 못갔다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그 순간엔 그리 절박했었나 싶은게 "하늘의(아버지의) 뜻이었나보다"고 위안해보았다
도반들께서는
생신전에 시골에 미리 다녀오고 순례에 함께 가자고 말했을때
단호하게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었는데...
나는 말도 안되는 짓을 하게됐다 ㅎㅎㅎ
이왕 이렇게 된것 절에가서 두분위해 정성스레 기도나 올려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갑자기 잡힌일정에 출발부터도 버스를 타고선 어찌그리 허둥댔었는지
전철을 타면 한달음에 갈것을
몇정거장가다가 생각해보니 도저히 시간내에 도착할 것같지가 않아
설령 늦어져서 함께 가지 못할시에는 과천 관악산에 있는 연주암으로 갈 생각을하고
전철로 갈아탈려고 버스에서 내리니
아뿔사!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 판에 전철과 길이 달라져 택시로도 어중간하고
어스름한 대학로 골목길을 넵다 뛰어서 혜화엮으로 다다다 다.... 허억헉 캑캑 ^^;;;;
사당행 전철에 앉아
그 옛날 아버지가 군인이셨을때 군복차림으로 연주암에 올라 찍어논 사진이 떠오르며
지금쯤 엄마가 어찌하고 계실까 궁금도하고
두분을 위해 어떻게 기도를 할까 고민도되고
사력을 다해 뛴 보람이 있기를 고대하며
예정시간보다 많이 기다린끝에
예정보다 훨 적은 8명이 출발을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낙오자가 많았다
'집에 있으면 더 추울텐데'
'간다해놓고 안가면 얼마나 궁금할까'
못간다 해놓고 가는 나는 무슨 연유일까?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갈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했다
그리고 다시한번 아버지에대해 우리부모님에 대해 생각해본다
거사님 두분이 갈적올적 운전하며 다녀왔다
전문 운전기사가 아니다보니 서툰운전(?)에 먼길에다 새차가 아니어서 온몸이 힘들었지만
우여곡절끝에 [먼길로] 돌고돌아 점심공양때쯤에야 도착을 했다
그래도 우선 대웅전에 들어가 삼배올리고
일차적으로 공양부터하고 다시 경내를 둘러보기로했다
인생고를 해결하고나니 스님과의 차담을 준비해놓으셨다기에 청원당옆 차실에 들어서니
이곳이 문경임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크고작은 찻잔이 앞뒤로 빼곡이 진열되어 있었다
고령토의 고장 문경에서 만든 찻잔일게다
녹차도 주지스님께서 직접 하동에 가셔서 덖어오신단다
게다가 직접 만드신다는 귀하디 귀한 '경옥고'를
도자기로 구운 커다란 '발우'에 뜨거운물에 타서
낱낱이 한대접씩을 앵기신다
금방 밥먹고 후식으로 ^^;;;
스님의 아버님이 효험을 봤다는 설명에 머리를 끄덕이며
어느 누구도 마다않고 몸에 좋다하니 잘들 마신다
또 녹차 몇잔씩...
찻잔을 앞에놓고 눈을 멀리하니 통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절마당과 산세가 넉넉한것이
오래토록 앉아있고 싶을만큼 편안함을 느낀다
간만에 제대로 된 녹차맛에
잠시 긴장감을 푼다
그사이 대승사의 내력이며
요즈음 불사와 관련된 일이며
대웅전의 대들보위 용이 한마리는 물고기를 물고있는 이유하며
보물로 지정한 목불탱하며
풍경 끝에 달린 물고기 형상에 관한거며
스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 모두가 법문으로 그칠줄을 모른다
이 멀리까지와서 차석에 함께하지 않고 차에서 기다리는 몇몇법우도 있거니와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어나
스님께선 내집 방문한 우리들에게 죽염으로 손님대접까지 하신다
다시 대웅전에 들려
잠시 잊었던 마음을 추수리고
서둘러 2시예불을 보기위해 윤필암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