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여행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 중의 한곳이 이곳
"오챠르" 였다
특별히 추천을 받아서 간곳이니 만큼 역시 아름답고 조용하고
편안하게 쉬었다 오기에 좋은곳이었다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경 !
곧바로 숙소를 정하고 짐풀고
두다리 뻗고 쉬기엔 뭔가가 궁금증이나서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모든걸 다 내려놓고 몸만 가볍게 산책을 나섰다
아들은 그냥 쉬겠다해서 혼자 동네(?)를 둘러 보기로 했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가다보니
과일가게도 지나고 화과자점도 지나고 이슬람사원(들여다 볼 수는 없었지만 느낌으로)도 지나고
가다 가다 너무 멀리가면 안될것 같아 되돌아 오다보니
좌판을 만났는데 잔뜩 널려있는 맨 앞에 소복이 쌓인 가루같은게 알록달록 칼라가 얼마나 예쁘던지 ..
눈길을 뗄수가 없어 하나하나 구경하고 있는데,
처음엔 구경꾼인듯 무심하더니 이것저것 권하다 말고 옆사람 추임에
뭔가를 보여주며 자꾸만 사라고 졸라서 비싸지 않은듯해서 특이하지만 쬐그만한 걸로 하나 샀다
돈을 지불하고 났는데 생각외로 좋아하는 것이었다
저희들끼지 쑥덕거려가면서...
어찌나 깔깔거리고 웃던지 뒤통수가 이상 야룻했다
나중에 보니 "링감"이라고 신전에 모시는 남자성기 모양을 닮은 모형신상(우리네 부처님처럼)을
'외국인여자'가 뭔지모르고 사는게
놀려먹은것 같아 재미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자리를 벗어나 얼른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을 따라가 보니
옛건물(궁전이었을까 ? 잘 기억이 안난다) 앞에서 사진도찍고 입장료내고 들어가는데
잠깐 갈등이 되는게
내일 아들과 다시 올 것인데
'지금 둘러보면 내일은 재미없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머뭇거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한국인 청년이 등산가방에 여행중인듯 보여 말을 건네니
반겨주어서 간만에 한국말로 한참 이야기를하였다
그 청년은 미국에서 공부중인데 여자 친구와 벌써 몇달째 여행중이란다
그런 저런 모습을 옆에서 현지인 꼬마가 보고 있었나본데 눈치가 이상해서 쳐다보았더니
살짝쿵 자기를 따라오라한다
아마도 샤르나트에서 처럼 알바를 하는 중이듯보였다
한국인 청년이 흥정(?)을 하고
그 꼬마를 따라서 손짓하는대로 열심히 따라 올라갔다
어둡고 좁고 가파르고... 빨리 따라 오라고 손짓할때마다 숨을 헐떡이며
놓칠새라 따라 올라갔더니 옥상인듯 밖으로 나갔다
궁금증과 갑갑증은 간데 없고, 사방이 확 트인것이
고층빌딩의 라운지에 올라온 것처럼 시야가 확 트여 작은도시를 한눈에 돌아볼 수가 있었다
간만에 속이 후련하였다
숨도 고르기 전에
그 꼬마는 아예 손목을 잡고 탑과 탑(건축양식을 뭐라 설명할길이 없어 ^^::) 사이로 잡아 끌더니
보란듯이 나를 그리로 몰아놓고 의기양양하게 서있는 것이다
그 순간
아 ! !
그시간에 해가 지고 있었다
정~말 장관이었다
넋이 나간다는 말이 이럴때 쓰는 말일까
너무 멋있어서 입이 다물어 지지가 않았다
그런 찰라에
아들이 생각났고
디카가 없다는게 생각났다
하필 이럴땐.. 핸폰도 안되지 ㅠ ㅠ
혹시나 혼자있기 뭐해서 뒤따라 오지는 않았을까 둘러도 보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혼자보다니 !
아래사진의 중앙에 우뚝 서있는 건물
두번째 높은탑 중간쯤
탑과 탑 사이에서 석양을 맞이하였다
차투르부즈 만디르 (사원) : 오챠 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사원
이 사진은 그 다음날 맞은편에 있는
옛궁전 건물에서 찍은것으로
날이 흐려 그 멋진 석양을 어찌 상상이나 할수가 있겠는가
우리가 들어갈쯤엔 이미 입장마감이 되었었는데
그 꼬마 덕분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게 되었다
덕분에 그 댓가로 5루삐를 주었다
비공식 평균 가이드 비 인듯싶다
그때 그 순간 = 찰라
한 찰라의
소중함을 느낀다
이 다음 사진은 다음날 오후에 다시 방문해서 찍은 사진들이다
어제는 건물전체가 이렇게 생겼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정신없이 따라 올라가서 석양만 보고 내려왔으니까
그마저도 나올때는 어둠이 짙어서 건물 내부에는 특별히 전등 시설이 있는것도 아니니
이렇게 고풍스럽고 우아하게 생겼는지를 다음날 보고서야 알았다
내부의 그 어떤 장식도 남아 있는건 없고 단지 탑으로 보나
언덕위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것으로 보아서
이곳이 사원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직까지는 손을 대지 않은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듯 보였고
누구든 자유롭게 오르 내릴 수 있도록 허락된 것이 감사할 뿐이었다
뒷모습중 왼쪽이 어제 우리를 안내해주던 꼬마였다
다음날도 어린 가이드는
저렇게 외국인을 상대로 열심히 설명하고 안내도 하고 때론 모델도 해주고 그리곤
수고의 댓가로 약간의 팁을 받아 가계에 보탬을 하는
아주 열심히 사는 사람중의 하나일 것이다
먼 훗날 저 꼬마가 커서 어떤 직업을 갖게될지 잠깐 상상을 해보았다
처음엔 저런 꼬마(?)들이 조금은 귀찮고 이상하게 보였는데
나같은 어설픈 여행객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되어서인지 고맙게도 느껴졌다
우리가 떠나도 저 뒤로 석양은 매일 보여 줄 것이다 ^^
뒤로 보이는 저 건물은 어느 왕조시대인지 왕궁으로 쓰였던 곳을 지금은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어느새 옥상(?)에 올라와 아는체를 한다
그러면서 옆에 아들을 가리키며 누구냐고?
그러더니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먼저 손을 내밀고
우리아들에게
"자기가 당신 엄마랑 친구라며" 함께 사진을 찍어 달란다
그러면서 어깨동무를 한다
키가 작으니 내 어깨에 손을 얹었는데 내 어깨가 짓눌리는데 불구하고)
기어코 어깨 동무에 짝다리까지... 에효^^::
어디 우리나라에선 감히 할 수 있는 포즈이기나 한걸까
순간 기분이 별로였었지만
'이왕에 찍을거'... 하고 마음을 비우니
쓴마음이 사라졌다
(어차피 저 사진은 나만 볼수 있을텐데..)
저 아이는 수도없이 여러나라의 관광객들 사진속에 모델로 살아있을 것이다
탑 사이 사이에는 앵무새의 보금자리가 있었다
보아하니 독수리도 주위를 멤돌고 있는게 앵무새를 노리는게 아닌가 싶었다
탑 주변이 온통 이끼와 세월의 흔적으로 더욱 고풍스러움을 느낄수 있었다
저사람들은 우리들 보다 더 높은곳까지 올라가 있었다
우리도 꽤나 높이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탑을 한층씩 올라갈 수록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난간의 폭은 점접 좁아져서
위쪽엔 저렇게 좁은 공간만이 허락되게 되어 있었다
나는 이곳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곳에 도착 하자마자 숨을 헐떡이며 맞이한 석양이
무슨 '축제의 전야제'를 보는듯 나를 흥분(기대)하게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저 탑 사이에 서서 많은 얼굴들이 떠올랐다
아들은 저렇게 난간에 다리를 떨어뜨리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딴엔 잔뜩 자랑한것도 있고하니 다음날 아들에게 멋진 석양을 보여주마고 했는데
흐린 날씨로 기대를 할 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
그러다 동네를 내려다 보는 순간
우리들 보고 그곳으로 오라고 손짓을 한다
보아하니 잔치분위기가 누군가의 결혼식이 있나 본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더니
드디어 신랑 신부의 모습도 보이고
집앞에서는 흥을 돋우며 풍악을 울리고 하객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식사를 대접 받는가 보다
관광객들도 초대를 하는걸 보니 마음이 훈훈해졌다
신랑 신부의 모습도 보인다
직업상 호기심도 생기고 가까이에서 혼례 풍숩도 구경할까 하다 참았다
한참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저쪽에서 버스한대가 달려온다
처음엔 뭔가 잔뜩 짐짝을 싣은 화물차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오니 버스인 줄을 알았다
헐 !
버스 옥상(?)에 사람이 빼곡이 타고 있었다
우리도 버스를 탈때 버스 지붕위로 짐을 올려 싣는걸 보긴했으나
사람들이 그리 많이 앉아 있를거라곤 상상을 못했다
그런순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다가 사진을 찍어야 겠다고 마음먹고 디카를 꺼냈는데
또한번 놀라운게
어느새 모두 내리고 저렇게 짐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게 아닌가
눈을 비비며 다시 바라보아도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ㅎㅎㅎ
신기한 장면을 목격하기는 했는데 누가 믿을 것인가
높은데 올라 앉아 이곳 저곳을 내려다 보고 있자니
우리네와 다른 풍경들이 많았다
마당에 있는 저건 또 뭐람 !
아무리 뚫어져라 봐도 무슨 덩어리를 차곡차곡 쌓아 놓은건 알겠는데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연료로 쓰기위해 모아 놓은 것인데
재료는 다름아닌 "소똥"을 약간의 흙과 개어서 말려놨다가 연료로 쓴단다
쉽게 말하면 장작더미를 쌓아놓은 것이다 ㅎㅎ
그리고 빨래줄 없이 처마 끝에 빨래를 널어 놓은것도 재미있고
이집 저집 집구경에
시골동네에 온듯 평화롭기만 했다
어디로 어떻게 올라간지는 모르나 지붕이 염소 놀이터였고
나뭇가지고 지붕이고 사방이 원숭이 천지였다
특히나 관광지 근처엔 더 많은듯도 싶었다
이곳에 도착한 다음날 오후에 둘러본 오챠르의 풍경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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