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걸었는데도 또하나의 구릉을 넘기위해 올라갑니다
이곳 마을 아주머니인듯 한데, 등에는 꼴을 베어 하나가득 짊어(철자법?)지고 가시면서
"두손을 합장"합니다
처음엔 마주치면서 "나마스떼"라고 인사를 건넸는데
아주머니의 시선이 정면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약간 어색했는데
몇발짝 걸으니 집앞에 나와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설명을 해 주십니다
바디 랭귀지로..
"앞이 안보인다"는 걸
앞이 안보이니 무조건 두손모아 마음을 건네는 훈훈한 모습이
지나치고서도 아주머니에 대한 인상이 마음 깊이 새겨집니다
티끌하나 없는 마당에 가지런히 가꾸어 놓은 화초며
집주인의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성품이 보이는듯 합니다
걷는 길에 만난 "네팔리"입니다
" ***** 자네 밧에 요호?"
(이 길이 창구나라얀으로 가는길 맞읍니까?)
"예스"
이선생님의 사교성으로 급 친구가 되었읍니다
나이도 두분이 비슷하고, 성격도 서글서글한 것 같고...
본인도 그 길로 가는중이니 같이 가면 된다고 합니다
조금만(몇키로미터라고 말을 했으나 잊었음) 가면 된다고 하니
없던 기운도 납니다
그러나 그 조금이
조금이 아니었읍니다 ^^::
그들은 늘상 저런길을 걸어 다녔기에 짧다고(가깝다고) 하겠지만,
아무리 산행을 많이 한 나도 따라 가기엔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읍니다
그렇긴해도 그 길이 지름길이긴 했던가 봅니다
궂이 "창구 나라얀"을 향해서 가기는 가지만,
이런 풍경들을 대하면서 걷는 이 길이
내겐 참으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행복한 산행"을 하는 것 같아
지루한 줄을 몰랐읍니다
이런 풍경 앞에서는 한나절씩 놀다가도 나쁘진 않을것 같은데
목적지가 있다보니, 일행이 있으니...
군말없이 따라 갑니다 ㅎㅎ
뜨거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실루엣"이 수묵화를 연상케합니다
이제 이 모랭이를 돌아가면 목적지가 보일듯 한 예감이 듭니다
온동네 아주머니들 모두 동원돼서 한해 농사지은 "고구마"를 캐다가 새참을 하고 있는 중이었읍니다
이선생님이 지나치는 길손(외국인)에게 "창구 나라얀"가는 길을 묻고 있는 사이에
밭에서 있던 아주머니가 우리를 보고는 먹던 "술잔(양재기 ㅋㅋ)"을 들어 보이며
먹으라고 권합니다
그때 이선생님은 너무도 반가워 하시며 기꺼이 응합니다
길에서 술잔을 받아들고 한모금씩 목을 축입니다
물론 나도 한모금 마셨읍니다
오호라,
한모금 먹는 순간 더위가 확 가시면서,
머리속이 맑아 지는게 "저~ㅇ 말 맛있다"는 표현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읍니다
술이라고는 하나 뭔 술이 이리도 맛있을까요
많이 걸었던 참에 목도 말랐었는데다,
우리가 제대로 된(담근) 술을 얻어 먹었다는 결론을 내렸읍니다
최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이제까지 먹어본 "막걸리"중에 최고의 맛이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최선생님은 다른 어떤 술보다도 "막걸리 애주가"라고 합니다
술맛 모르는 나도 "환상의 맛이었다"고 말하고 싶읍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노선생님은 목적지가 눈앞이다 보니 너무 열심히 가시는 바람에
저만치 앞서 가시느라
그 기막힌 술맛을 보지 못했읍니다
우리네 "막걸리"와 똑 같읍니다
드디어 밭으로 내려 가셨읍니다
물론 한모금으로 끝나지 않았지요 ^^
감사한 마음에 대신 사진 찍어서 보여드리고
잠시 지나가는 농부들에게 눈길을 줍니다
저게 옥수수는 이미 거둘어 들이고 옥수수대만 묶어서 가고 있네요
특별히 애정을 담아 기념 촬영도 하자하시고,
밭에서 나오실 때에는 밭둑에 벗어놓은 신발을 발견하시고는
신발을 들어 바닥을 맛대어 탁탁 치면서 흙을 털어서는 가지런히 놔주고
그러고는 올라 오셨읍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모든 아주머니들 깔깔거리며 너무도 즐거워 하셨읍니다
그 순간 나는 마음이 찡했읍니다
아! 이선생님의 마음이 저런 것이었구나
오롯이 전달이 됩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했는데
농부의 마음은 농부가 안다고...
비록 이 선생님이 농부는 아니지만, 흙을 만져 보셔서 알기에
그런 행동이 서슴없이 할 수가 있는 것이었던 걸
나중에 돌아와서 선생님 농장(쉼터)에 가 보고야 알았읍니다
"차조"와 비슷하게 생긴 곡식의 일종인가 봅니다
내눈엔 무슨 논에 저렇게 "피"만 잔뜩 있나 싶었는데.. ㅎㅎ
눈밝은 최선생님이 이것 역시 술 담구는 재료라고 합니다
모양새가 꼭 "크라운(왕관)"처럼 생겼읍니다 ㅎㅎ
이 일대 다락논(밭)에서 옥수수 재배가 한창이었을 때에는
그 풍경도 그림처럼 아름다웠을 것 같읍니다
한해 동안 흘렸던 땀방울이 고스란이 "알곡"으로 바뀌는 순간이겠지요^^
이제 "청구 나라얀"이 눈앞입니다
헌데 웬 아이들의 눈물 섞인 고함과 함게 뜀박질을 하고 있읍니다
형과 아우인듯...
어딜 가나 아이들은 저렇게 하며 자라겠지요
이 사진을 보면서
이선생님과 아이가 왠지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
개구진 모습 같기도 하고
천진 난만한 모습 같기도 하고
자꾸만 웃음이 나오는 건 왜일까요?
인생을 산만큼 사신 분이기에 넉넉한 마음 씀씀이도 그렇고,
격의없이 사람을 대하는 것하며
울타리 없이 넘나드는 사고(思考?)가
예사로 보이질 않았읍니다
함부로 평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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