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말라야 라운딩

안나푸르나 라운딩- "마낭(3540)"에 도착하다

강보 (gangbo) 2014. 11. 25. 23:27

 

 

 

"마낭(3540)"이 제일먼저 반기는 것은 역시 "틸리초"이다

이곳에서 마을의 중심지까지는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했다

 

 

 

"마낭"에 도착해서, 아니 도착하기전부터 줄곧 눈은 설산을 향해 있었는데

안나푸르나 2봉" "안나푸르나 3봉" "강가푸르나" 의 설산들이 구름에 가려서 정상부는 보이질 않는다

 

그 아래로 눈을 자극하는 것이 "기암절벽"들이다

아마도 바위가 물러서인지 골이패여 그사이로 세월을 못이기고 부서진 바위조각들이

골을타고 흘려내렸다

그 사이로 나무하나 없는것으로 보아 설산의 녹아 내리는 물은 없는가 보다 

그 거대 바위 아래 부분의 점처럼 보이는 것이 동굴이라고한다

 

 

마을 초입부터 많은 상가와 게스트하우스가 섞여서 마을진입로를 형성하고

자연스럽게 트레커들을 따라 들어오면서, 하나 둘 게스트하우를 찾아 들어가면서 우리도

중심부쯤와서 방을 구하기 시작했다

셋이서, 포터와 넷이서 흩어져서 여기저기 알아보러 다녔다

우리셋은 "강가푸르나 게스트하우스"에, 동행하던 이군은 건너편에 있는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이때부터는 다음날까지 각자 편안한대로 쉬기로하였다

포터에게도 자유시간을 주었다

 

 

"마낭"쯤 오면 보통 이틀씩은 묵어가니 꽤나 많은 트레커들이 몰려 았는걸 볼 수 있다

그래서 이곳에는 게스트하우스가 20여개나 된다고 한다

 

 

"마낭(3540)"은

깊은산속 동네 치고는 제법크고, 트레커들을 위한 상가와 게스트하우스로

도심지의 번화가 못지않게 깨끗하고 북적이는 곳이었다

 

 

 

 

 

도착해서 간단히 짐을 풀고,

앞산(?)에 있는 "브라낀 곰빠"를 혼자 다녀오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출발시간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3시경쯤인 걸로 기억을 한다

멀리 설산정상부는 구름으로 가려서 보이질 않고

어렴풋하게 "강가푸르나와 빙하" "빙하"에서 흘러내린 "호수"만이 살짝 보일뿐이었다

 

 

그런데 "브라킨 곰빠"의 지름길을 포터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어떤사람은 여기,어떤 사람은 저기라고

신통하게 가르쳐주질 않아,마을을 오르락 내리락

초반부터 산으로 들어서기까지 쬐금 헤매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현지인들에게는 지름길이 여러곳이었던거다 ㅜㅜ

 

오르는데 서양인 남자가 앞서 걷고 있어서 다소 마음이 덜 외로웠다^^

솔직히 말하면 안심이 되었다

비록 멀찍이 떨어져서 걷고는 있으나 사람이 있다는게 의지가 되었던것 같다

 

오르면서 옛날 생각이 떠 올랐다

고딩때 한밤중에, 등에 업은 동생이 한돌밖에 안되었는데도

그 동생과 함께 있다는게 어찌 그리 든든했었는지...

 

그때나 지금을 생각하면

인간의 내면엔 "두려움"이란걸 갖고 태어나는게 아닌가 싶다

 

 

"곰빠"로 오르는 초입부터 숨이찼다

아마도 길목을 찾아 헤메느라고 동네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서둘렀더니 힘들었나보다

얼만큼 올라가자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한참을 내려다 보며 내가 짐을 푼 게스트하우스가 어디인가 찾았다

왼쪽에 있는 제일큰집의 3층에 내방이 있다

"강가푸르나"와 정면으로 하고 있는 집이다

그래서일까 게스트하우스 이름도 "강가푸르나 GH"이다

 

그런데 설산 정상부가 보이질 않아 내심 속상했다

곰빠에 오르는 이유는 "안나푸르나 설산"를 자세히 보고 싶어서이기도 한데...

 

 

 

사진의 파란집 방향이 마낭의 초입이고, 오른쪽으로 진행방향이다

마을이 상당히 길다(크다)

 

 

 

 

오른쪽 끝쯤이 "마낭"의 옛날 동네인듯하다

 

 

 

해가 지고나면 저렇듯 구름들이 내려앉고, 고도가 높아서 구름은 눈으로 변해

늘 산 정상부는 눈으로 덮혀 있는걸 볼 것이다

그래서 "만년설"이라고 하듯이...

 

 

 

 

"곰빠"로 오르는 길은 상당히 멀고, 여러 갈래길이어서 이럴땐 가이드가 있는게 훨 편했을것이다

내려올 때를 생각해서 오래된 "향나무"를 눈여겨 봐 두었다

 

 

 

 

귀여운 아기 "야크"!!

다가가서 쓰다듬어 주고 싶었는데 슬그머니 숲으로 피한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어미 야크는 보이질 않았다

 

눈앞에 있는 산 꼭대기에는 "스투바"가 깨알처럼 작게 보인다 

길이 너무 멀게 느껴지는게 조금씩 부담감이 생기기도 했다

 

 

 

"브라낀 곰빠" 앞까지 와서 숨을 고르며, "안나푸르나" 또는 "강가푸르나"를 바라봤다

시야 거리가 꽉 막혀있어 마음이 답답했다

그러나 내일 하루가 더 있으니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곰빠까지의 거리는 멀었다

더구나 앞서가던 서양인 남자는 중간에서 내려가면서,

손짓으로 아래를 가리키며, "헬로우"를 외치며 계속 누군가를 불러댔다

 

더 높이에 세사람이 오르고 있는걸 봤기 때문에 그들을 향해 부르는 줄 알았지

그게 나일거라곤 생각을 못하고 계속 오르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오르는 길에 서두르지 않으면 해가져서 오도가도 못할 것 같아 잔꽤를 부려

지그재그길을 질러서 올라가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양들이 다니는 길로 빠지기도 하고,

내가 생각해도 황당한 짓을 조금 하고나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다시 정색을 하고 욕심을 버리고, 지름길을 모른다면 제대로 난 길을 따라 가는게

가장 빠른 길임을 깨닫고 길을 찾아서 오르는데,

앞서가던 서양인이 볼때 여자 혼자몸으로 오르는게 걱정이 되었는지

날이 어두워져서 더 올라가면 안된다고 불러 내리는 거였다

 

그러니 마음 한켠에는 갈등이 오락가락했다

그러나 포기하기는 싫었다 

 

곰빠 문전에서 돌아서는 한이 있어도 올라보고 싶었다

올라오기전 곰빠가 절벽에 붙어 있는것도 신기했고,

혹시나 앞산(안나푸르나,강가푸르나)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해서...

 

오르는 길은 급경사의 모래길로 정말 미끄럽고 위험하고,

거의다 올라온 것 같아 꺽어 돌고 나면 또 꺽어야 하고...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할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오르고 또 올랐다

 

 

거의 다가갈 무렵 얼마나 힘들었으면, 몸에서 이상증상이 느껴졌다

정말 힘들어,아니 힘들기 보단 숨이 차서 정신까지 멍한것 같았다

스스로 고산증을 자청한 꼴이었다

 

갑자기 "덩"이 마려운 것이었다^^::

그냥 괄약근이 조일 힘이 없어서 곧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부리나케 숲을 찾아 들어가자 마자 바지를 내렸다

일차 볼일을 보고, 속이 시원해지는것 같아 계속 올라갔다

얼마끈 올라가서 또 소식이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생각못하고 계속 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두번을 볼일을 보고나니 머리도 시원해졌다

 

 

마음의 진정이 되어 속도를 늦추고 걸으며

조금전 내 마음을 돌아보았다

그동안 감추어졌던 욕망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순간 욕심으로 가득차서 그저 빨리 "곰빠"를 오르겠다고 했던게 부끄러워

"무심"으로 올라가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오르다 보니 곰빠가 눈앞에 있는데 대문이 닫혀있었다

 

 

 

 

해는 벌써지고 동네모습이 햇빛 한줌없는 창백한(번뇌 없는) 모습이었다

 

 

 

 

 

 

"강가푸르나"의 "빙하와 호수"의 모습이다

"강가푸르나의 빙하"를 직접 본다는 신기함이 올라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비록 정상부가 보이진 않지만

 

아름다운 설산을 한컷에 담을 수 없음이 아쉽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