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끄베니(2800)" 마을을 눈앞에 두고도 도로를 따라 휘돌아 내려 가야만 정작
마을 입구에 다 닿을 수 있었다
이곳은 땅덩어리가 넓다보니 車道와 人道가 항상 따로 나있다
그래서 궂이 자동차 도로를 따라가지 않고 질러서 직선거리로 이동을 하면
짧은거리로 시간단축을 해서 내려 갈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약간의 위험은 따를 수 있지만...
그러나 현지인들이 늘상 다녔던 지름 길이어서 생각처럼 위험할 일은 없었다^^
눈아래 넓다란 언덕을 언뜻 보아선 따스한 햇볕에 모든게 온화해보이는 듯 하지만,
멀리서 봐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듯이 이곳의 바람이 얼마나 센지
룽따의 몸부림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갈길의 방향으로 바람을 안고 걸어야 하는 세찬바람이다
아래에서 바라보니 바람소리와 함께 "풍량계" 역활을 하는 "룽따"가 더 심각해 보인다
언덕을 내려와서 이길로 걸어가면 "좀솜" 방향이다
높은 설산 "닐기리"와 "안나푸르나 1"이 살짝이 보인다
눈앞에 보이는 강이 앞으로 하산할 때까지 함께할 "킬리건더키(Kali Gandaki)" 강이다
강물이 검다고 해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한다
이도로 오른쪽옆에 보아하니 이정표가 있고 "버스정류장"의 팻말이 서 있었다
그러나 있어야 할 동료는 안 보이고, 다음 차를 기다리는 짐보다따리만 놓여있었다
이 동네 어디쯤에서 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은 참으로 끈질겼다
혹시나 '우릴 기다리면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있지 않을까?'
아마도 그건 나의 바람이었을 것이다
어차피 늦기도 했고, 최종약속 장소는 "좀솜"이니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동네로 내려가 레스토랑이 있는 호텔(?)로 들어갔다
한낮에 바라본 "까끄베니"이다
높다랗게 쌓아 올려진 성처럼 생긴 건물은 흑집(흙벽돌)이었다
이곳은 돌보다는 진흙을 구하기가 용이한 걸까?
강바람에 건물들은 모두가 낮춤해 보였다
지금은 건기라 강바닥이 그대로 드러난채 앙상한 물줄기만이 흐르고 있다
우기땐 무섭게 쏟아지는 폭우로 저 드넓은 강폭을 넘실대는 강물을 상상해본다
때가 지나서 점심을 먹겠다고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와 보니
"닐기리 봉우리"와 설산이, 액자에 담긴 한폭의 그림처럼 창문 전체를 장식하고
그 아래로 "좀솜"으로 가는 길이 한눈에 보인다
그런데 그 길위에 부는 모래 먼지바람의 "회오리"를 보니,
더이상 걸어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더러 용기내어 출발하는 외국인도 있었지만, 줄곧 확인을 해보아도 걷는 진척이 나아지지를 않는게
허리를 끌어안고 머리를 숙인채 상체를 반은 구부리고 비틀거리는것이,
폭탄을 끌어안고 불속으로 뛰어드는듯 위험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
같이 출발했던 트레커들중 일부는 묵티나스에서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좀솜까지 가는팀들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다
그럴러면 아주 이른 아침에 출발을 해서 이곳 까끄베니에서 좀솜까지는 오전중으로 건너야
무사히 갈 수 있는, 지독히 무서운 복병을 피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런 모습을 보니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기에 일단 접어두기로 했다
그리고 점심을 시켜놓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계획을 세웠다
주인장께 물어 봤더니, 묵티나스에서 좀솜으로 다니는 찝차도 있다고 한다
일인당 300RS(루삐)면 될거라고 했다
아직 오후에 두편정도 있을수도 있는데,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날그날 사정에 따라 오락가락한다고 했다
한가닥 희망을 걸고 맛나게 점심을 먹고, 들어오기전 보아 두었던 정류장으로 나가 보았다
이날 점심으로 먹은 "뗌뚝"이다
역시 "호텔"이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이 호텔이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애용하는 "드레곤 호텔"이란다
나올때 지배인 하는말이 나가서 기다리다 차가 없으면 자기네 호텔로 들어 오란다 ^^
흔쾌히 대답을 하고 길을 나섰다
버스를 기다리며 ...
온다는 찝차는 안오고, 좀솜까지 가는것을 포기하기 직전
이럴까 저럴까 하염없이 "토롱 라"만(아니면 묵티나트를?) 쳐다 보고있다
저 속타는 심정을 어떤 말로도 위로 할 수가 없었다
실상 이군은 궂이 나와 함께 좀솜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어차피 혼자 출발한 몸이기에...
단지, 도의적인 책임 때문에
나보다 더 갈등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보다 못한 내가 제의를 했다
"마지막 차편 시간까지만 기다려 보고 더이상 안오면
이군은 이곳에서 떨어져도 좋다"고 했다
"나 때문에 힘들게 같이 안가도 되니 마음 내키는 대로 하라"고...
내가 믿는건 정류장에 놓여있던 '그 누군가의 짐가방' 이었다
그 누군지는 모르나 뭣이 되었든 탈것을 기다리는 것 같아,
그들과 동행을 생각하면서, 최소한 어두워질 때 까지 기다려 보기로했다
나역시 이곳에서 쉬고 다음날 출발하고픈 마음도 컷지만,
일단은 약속을 했으니 지키고 싶었고,
또하나 내 큰가방을 우리 포터가 지고 갔으니 침낭도 다른 물건들도 내 손에 없는 상황이라
그저 편하게 맘먹고, 그날 중으로는 가겠지 하면서
좋은 대안이 생기길 고대하며 기다렸다
보기와는 다르게 바람을 안고 걸어야 하고, 또한 간간이 회오리가 일어나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을
쓸어버리니 그냥 걸어갈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이드북엔 오전 일찍 출발하라고 권하고 있는 이유를 알만했다
대체 그 두사람은 어찌 갔는지 궁금했다
내 생각처럼 차를 타고가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봤다
그러나 나중에 들어보니, 그 두사람은 이곳 까끄베니도 들리지 않고 곧바로 좀솜으로 질러가는
길을 택해서 '설마' 그러면서 출발을 했다가
먼지바람에 눈도 제대로 뜰수가 없었고 입안의 모레는 말할것도 없고
온몸에 먼지며 모래를 옴팍 뒤집어쓰고 죽을 고생을 하고는
더이상 갈 수가 없어서 좀솜가기전 "에클로바티"까지만 가서 짐을 풀었단다
그리곤 그곳에서 우리가 하메나 올까 싶어서 몇차례 들어갔다 나갔다를 하다가 포기했다고 한다
오른쪽 산모퉁이를 지나는 길이"무스탕"으로 가는 길이란다
해가 뉘엿뉘엿 져가고 있다
햇살이 많이 수그러 들었는데,
버스는 두어번 "무스탕"으로 간다고 저 골짜기로 들어갔다
들어간 버스는 내일이나 되야 나온단다
우리가 타고갈 찝차든, 얻어탈만한 그 어떤 차도 오고감이 없었다
그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건 정말 지루하고 힘든일이긴 하지만,
저렇게 아름다운 석양빛을 보는 덕으로 억울하지만은 않았다^^
이분 역시 하염없이 차를 기다리며
동네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열두번도 더했다
가방 주인들은 얼굴조차 보이지도 않는데 차가 온다면 어찌 알고 쫒아 나오는지 그게 궁금했다
동네에서 나오자면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워낙 기다리는데 지겹고 심심하니까 별생각을 다 해봤다 ㅎ
이미 커다란 산그림자는 계곡을 덮고 마을까지 덮기 직전이었다
더이상 차는 안 올거라고 했다
두사람이 기다리다가 한사람은 집(?)으로 들어갔고,
한사람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어서, 나역시 그 한사람이 하는것 봐서 움직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즈음엔 이군은 포기를 하고 점심먹은 호텔로 들어갔다
물론 나를 두고 들어가는 뒷모습은 정말 미안해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마음을 편하게 갖도록 내뜻을 분명히 해주고 편하게 들어가라고 일러주었다
설상 무슨일이야 일어나겠느냐고 하면서...
그때의 마음은 그랬다
혼자 좀솜까지 가서 두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그냥 맘편히 하룻밤 잘 보내고 나면
다음날 정류장에서 만나게 될거라는 확신이 생겨서
그닥 걱정은 안되었다
그렇게 기다리다 오토바이탄 사람이 나타났고,
혼자 기다리던 남자분이 좀솜까지 간다고 태워 달라고 하는것 같았다
그때 둘이서 나를 쳐다보며 눈짓을 보내기에, 나도 구원 요청을 했다
그런데 좀솜까지 1500루삐를 내라고 한다
첫마디에 단호히 거절을 했다
보아하니 기다리던 남자가 자기몫까지는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절박해 보였는지 바가지를 쒸울
작정을하고 있는게 보였다
아무리 작전을 짜도 그 둘사이가 처음 보는 사이이기에 그 폼새가 어찌나 어색하고 어설픈지
둘이 하는짓이 가관이 아니다 싶었다
정 안되면 하룻밤 자고갈 생각을 굳히고, 그냥 맘편히 먹고 기다리고 있었다
되려 그쪽에서 흥정을 해왔다
이젠 1000루삐를 내라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좀솜까지 300루삐라고 했는데, 그돈에 갈 수 있으면 가고 그 더이상은 안된다고 했다
이왕 못갈걸로 체념을 하고, 그도 어차피 가는길인데 태워서 가면 그 큰돈(적어도 그들에겐?)을
버느냐,아니면 포기하느냐의 갈등을 하는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던 끝에 OK가 떨어졌다
그런데 셋이서 오토바이를 타야한다는게 심각(?)하긴 했다
잠시 내가 망설였다
정말 이렇게까지 꼭 가야 하는건지?
그곳 좀솜이 얼마나 넓은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나 있을지?
가다가 별일은 없을건지?
짧은 순간에 별 오만 생각이 다 들었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어쨌거나 나 때문에 서로 헤어지게 되었으니,
내가 최선을 다해야 되는게 옳고,
나중에라도 내 자신에게 떳떳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나중일은 도착해서 생각하기로 하고 함께 타고 가기로 했다
대신 오토바이 주인에게 부탁을 했다
"지금 좀솜에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최대한 빨리 가줘야 한다"고
"정말 빨리 가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좀솜을 향해서 오토바이로 출발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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