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성지순례

"쉬라바스티"에서의 첫날- 부처님의 흔적을 찾아서

강보 (gangbo) 2015. 3. 28. 21:53

 

 

그 옛날 이 일대가 "왕사성 터"였다고 한다

그 흔적으로 성곽의 아주 적은 일부만이 물속에 잠긴채, 허허벌판이 무성한 수풀을 이루고 있었다

가도가도 끝없는 너른 들판이 그냥 방치해 있는게 안타까울 뿐이었다

 

 

 

 

 

 

동행한 보살님이 이곳 "천축선원"이 좋아 몇달째 머물고 있으면서,

그동안 익히 들었거나, 주지스님과 동행했던 기억을 더듬어 함께 가주었으니

그나마 길을 찾아 다닐 수가 있었지, 나처럼 초행이라면 감히 이런 길을 갈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할 것이다

 

그렇게 아침 먹고 오전 산책삼아 사원을 나섰는데

나설때는 내 키보다 더 긴 작대기를 하나씩 들고 다니라고 일러주셔서

그걸 들고 걷는게 다소 불편하기는 했으나,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곳에도 주인없는 개도 많거니와

마을에 들어서니 외국인인 우리가 신기하기도 하고, 구걸도 하느라고 졸졸 따라 다니는데

정말 성가셔서 가끔은 길다란 작대기를 휘두르며 겁을 주기도 하고 아이들을 쫒기도 해야할 정도였다

 

그렇게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서 어느 사원에 들렸는데

부처님 당시에 그곳에서 부처님께서 머물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마당 한켠에 "아쇼카 석주"의 일부가 보호를 받으며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은 "특별한 성지순례 팀"이 아니라면 특별히 안내되지 않는 곳으로 가 볼수가 없는 곳인듯 했다

 

내가 갈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한 보살님께서 "아차라바티 강"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혼자는 엄두가 안나고 있던중 다행히 나와 함께 가게 되서,

 

가는 길에 "부처님이 계셨던 사원"자리도 보게 된 것이다

(그곳에선 사진을 찍을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감동이 밀려올뿐 ...)

 

중국의 순례승 "법현"의 기록에 의하면 그당시 "아쇼카 석주"와 건물이 있었고,

또한 프리세나짓 왕이 건설한 나무 불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초라한 사원터와 아쇼카 석주로 보이는 밑둥만이 있었다

 

 

 

 

 

 

 

 

 

 

 

 

 

이길은 동네를 벗어나 "아차라바티 강"으로 가는 길이다

 

 

 

 

 

 

 

 

이즈음 부터는 밭에 농사도 많이 짓고 다소 부유해 보였다

 

 

 

 

 

 

 

 

 

 

 

 

 

 

 

 

 

 

 

 

동네를 지날때면 모두가 부유한 농가만 있는게 아니듯이

이곳에도 골목마다 가난하고 먹고 살기 힘든 집안 아이들은 학교에 갈 생각도

못하는 애들이 많은지

 

우리 둘이서 지나가는데 동네 애들이 30여명이 졸졸 따라 다니며 귀찮게 굴어서 정말 힘들었다

심지어는 철없는 애들이라 땅바닥의 흙을 집어 던져서 눈에 들어갈 정도로

곤역을 치루기도 하고, 어른들도 짓궂게 따라 다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긴 작대기를 갖고 다니라고 한것이 그런 이유중의 하나였다

 

 

 

 

 

 

그런 저런 곤역을 치루며 강가에 닿고 보니, 강바닥이 많이 말라서

물가 까지는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그런데 그 마른 강바닥에 구멍을 뚫고 "씨앗"을 넣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밭이 없어서 이곳에라도 농사를 시도하고 있는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콩종류 같았다

 

마음 한켠에 존경심이 일었다^^

 

 

 

 

 

 

 

구멍속에 씨앗이 들어 있다

마른 강바닥에서 싹틔운 잡초(?)도 꽃을 피워 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분의 노동의 댓가로 대풍을 맞이하기를 기도해본다

 

 

 

 

 

 

 

 

 

 

 

 

 

 

 

 

 

 

 

 

 

 

 

 

 

 

 

강물 가까이 가보니 수심이 상당히 깊어 보였다

그냥 건널 수는 없는 깊이 같은데 강을 질러서 마을을 오고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디쯤에선가 뗏목을 이용하지 않을까 싶었다

 

 

 

 

 

 

 

강폭도 상당히 넓었다

이 강물이 "바라나시"로 흘러 간다고 한다

 

 

 

 

 

 

 

얼떨결에 보살님을 따라 강으로 가보긴 하였으나,

옛 유적에 얽힌 사연은 잘 모른다

실은 말을 해 주었는데도 기억이 나질 않으니,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는 부분이다 ㅎㅎ

 

 

 

 

 

 

 

 

이곳이 얼마나 좋으면 비자를 연장하고, 네팔로 갔다가 또 들어오고를 반복 반복해서

근 1년을 넘게 머물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네팔 비자국에서 그만 오라고 경고(?)를 했다고 할 정도로 ㅋㅋ

어쩌면 아예 이곳에 머물기로 작정을 하고 있는듯 보였다

 

 

 

 

 

 

 

 

 

 

 

"아차라바티 강"을 보고, 걸어서 걸어서

"급고독 장자의 집터" 앞에 까지 왔다

 

 

 

 

 

 

 

 

 

 

"급고독 장자의 집터"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바로 길거너에 "앙굴라 마라 스투파"가 있다

그 긴 이야기는 불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을 법해서 생략하기로 한다

 

 

 

 

 

 

 

 

 

이쯤에서 사견 한마디 하자면,

 

수투파이든 집터이든 성지를 돌면서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축을 보면서 느낀것인데,

일단 모두가 건축미가 뛰어남을 볼 수가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진짜 세월에 못이겨 씰려 내려가고, 깍이고 흘러 내린것처럼

자연스럽게 잘도 꾸며 놓았는지

봐도 봐도 참으로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가는곳 마다 "진짜일까" 의심해 보곤 하게 된다 ㅎㅎ

인도인들의 노력은 알아 줄만했다

 

 

 

 

 

 

 

 

"앙굴라 마라 스투파" 중심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동행한 보살님은 잠시 나무 그늘에서 쉬고, 나만 돌아보았다

 

 

이곳을 둘러보는 사이에

한국의 불교성지 순례팀들이  대형버스에서 내려 한바퀴 휙 둘러보고는

잠깐 사이에 다녀가면서, 일부는 우리를 무척 부러워 하기도 했다

그렇게 급하게 다니다 보니 미처 가이드의 설명을 듣기도 전에 옮겨 다니며

따라 다니기에 급급하고 차분히 되새길 시간이 부족해서 많이 아쉽다고들 한다

한가지 좋은게 있으면 그 반면에 나쁜점도 있기 마련이지 않을까 싶다

 

 

이곳에서 걸어서 "기원정사"가 있는 곳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