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얼마나 기다리던 끝이었는지
땅을 뒤집어 엎고 거름섞고 난리도 아니었다 ㅎㅎ
"노들섬"
서울에 이리 오래 살아도 "노들섬"이 있는줄 조차도 몰랐었다
63빌딩은 일 때문으로라도 갈 기회가 많았었지만...
덕분에 이 근처를 다 와보게 될줄이야 ㅎㅎ
집에서도 전철로도 버스로도 그닥 먼거리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이곳에서 키우고 있는 토끼가족을 만나니 반가웠다
새끼를 쳐서 꽤나 여러마리였다
어렸을적,
그것도 그냥 토끼가 아닌 털을 깍는 "앙고라토끼" "천마리"를 키우던 친정아버지가 생각났다
우리 초딩때 주말이면, 또한 방학이면 늘상 토끼먹이로 칡을 걷으로 다니던 행복한 기억이 있었다
그땐 아버지는 업이어서 힘이 들었겠지만
우리에겐 도시락 싸서 들로 산으로가는 소풍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토끼를 위한 먹이 채취보다는 산에서 나는 보물찾기(깨금, 산딸기등)에 더 열심이었던 기억과
돌아올땐 리어카에 하나가득 칡넝쿨이 얹혀있고 한귀퉁이엔 참외를 사서 실고오던 기억이
더 선명했던 철부지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참으로 소중한 추억들이다
이 녀석이 다른 토끼 귀를 물어 뜯어서 혼자 격리된 상태였다
귀가 뜯긴 토끼는 이층 볕집속으로 숨어서 내려오질 못하고 있었다
토끼에게도 서열이 필요했던 걸까???
모든 장비가 준비되어 있었다
갖은 농기구로 삽,갈고리,물조리, 군데 군데놓인 물통 등등
농부학교도 운영하고,
공동텃밭과 토종논등등
모든걸 갖추기까지 많은 노력들이 있었을 것 같았다
때맟춰 모종까지 준비할거라고 했다
그런데 호미는 다들 쓰고 가져가서 남아있는게 없다고 한다 ㅜㅜ
이렇게 준비해놓고 와서 농사(?) 지으세요 하는데, 어찌 마다하겠는가
신청자와 당첨자 비율이 4:1이었다고 한다
나는 운좋게 당첨이 된 것이다
이렇게 신선한 땅과 공기를 서울 한복판에서 맛볼 수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겨울을 이겨내고 움트고 있는 채소들이 보였다
망속에서도 싹을 틔우는 중이었고...
멀리서 보았을때 추위도 가시기전 무슨 화초인가 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내가보던 "파"의 모양이 아니라
키도 작고 잎사귀도 빵빵한것이 영락없는 화초였다 ㅋㅋㅋ
이 너른 들판에 파랗게 자란것이 생기가 있어 보기가 좋았다
지난 가을에 나왔던 잎이 다 시들고 새순이 돋은 것인가?
이때만해도 추워서 내복을 벗지 않은 날씨였는데
벌써 꽃을 피우고 있었다
민들레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름은 "방가지 똥"이라고 한다
기특해 보였다^^
첫날이어서 대충 한바퀴 둘러 보았다
한쪽으로는 거름까지 생각하고 지어진 재래식 화장실도 있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자도 만들어져 있고
제대로 농사철이 되면 활기가 넘칠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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