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목적지인 "차메"를 눈앞에 두고 또한번 설산에 매료되어 넋을 빼앗긴다
발아래 강을 따라 난 길에는 "마방꾼"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마르샹디 강"과 "설산"
앞으로 걷는 내내 함께 할 것이다
등에는 갖가지 짐을 싣고 행렬지어 걷는데 마부는 늘 뒤에서 걷는다
자못 익숙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생경한 모습이기도 하다
어렷을 적에는 "말 구르마"를 자주 보곤 했었다
운반용 마차가 아스팔트를 지날때면 "저벅저벅"하며 "편자"가 아스팔트와 부딪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한데,
저 말들은 그나마 흙길이어서 조금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망상도 피워본다
이미 눈은 절벽위 한줌 햇살에 머물러 있다
그만큼 봤으면 별것 아닌양 무심히 보일법도 하련만,
어쩜 그렇게 보이는 족족 눈이 부시게 아름답고, "경이롭다"는 생각에 머물게 되는지
그동안 닫혔던 감성이 터진 것은 아닌지.., ㅎ
이 동네에는 유독 "전나무"가 많아 숲이 울창해 보여서 풍요로워 보였다
설산에 둘러쌓인 마을 어귀가 보인다
이 깊은 산속에도 가을은 물들고 있었다
말쑥하게 새로 지어놓은 게스트 하우스이다
테라스의 호박이며, 채반에서 썬텐하는 말랭이들이 영락없는 우리네 가을 풍경과 닮았다
마당에서 놀던 꼬맹이들이 달려와 담장에 메달려 지나가는 트레커들을 향해 아는체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아이들을 반기었을 것이며,
이 아이들 역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떠나 보냈을까?
그저 일상의 재미로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몸짓에 놀아주고 싶지만,
이날따라 해가 서산을 넘어가서 곧 다가올 어두움으로 길을 재촉해야만 했다
"따시텔레" 인사로 작별을 한다
짐작컨데 "차메"가 눈앞이다
동네 입구에는 어김없이 "타르초"가 반긴다
비록 물 웅덩이에 비친 "타르초"와 "설산"이지만,
그것들은 이깊은 산속의 상징물처럼 고고해 보이기 까지 한다
게다가 홀로 걷는 트레커의 뒷모습이 진지해 보인다
드디어 "차메(2670M)"에 도착
동네에 들어서니 "마니차"가 있고 이미 도착해 있던 트레커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제법 추운지 쓰고 있는 모자가 이색적이다
분명 동네 입구에 들어 섰을땐 이군이 앞에서 걷고 있는 걸 보았는데
순간 함께하는 일행이 보이질 않아 동네 깊숙이 까지 들어갔더니, 동네 안쪽으로는 시끌 벅적한 것이
사람들도 많고 숙소도 많은듯 보였다
한켠에선 군부대가 있었고, 현지인(군인들?)들의 "배구"시합이 열리고 있었다
배구장 옆에는 "티벳 사원"도 있어서 구경하며
일행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동행했던 사람들이 각자 걷다보니 동네 어디쯤에서 기다리는 줄을 몰라 동네 끝까지 가 보았는데
동네가 워낙 크다보니 서로 찾아 헤매다, 동네를 오르 내리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해가 지고 어두워져서야 숙소를 정하게 되었다
더 어두워지기전에 각자 흩어져서 알아본 숙소중에서 한곳을 정하기로 했는데.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군의 강한 요구로 숙소를 정하게 되었다
아무리 봐도 건물 구조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울 수 밖에 없는 형태로 '겉멋만 잔뜩 부린(적어도 내눈엔)'
최근에 지은 집으로, 방마다 콘센트가 있는것에 묶기를 원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한 숙소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로 양보를 해서 하룻밤 묶기로 했다
잠들기 전 곰곰 생각 끝에 주인장한테 이야기해서 옥상 방에서 아래층으로 방을 옮겼다
옮기고 보니 우리와 함께하는 쉐르파도 건너편 방에 머물르는데
이군도 옮기라고 일러 주었는데 괜찮다고 그냥 자겠다고 했다
왠걸 다음날 아침, 이군이 일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아 방으로 올라가 보았더니
창문마다 바람 들어오지 말라고 화장지를 돌돌말아 틀어 막아 놓은것이 가관이 아니었다
그러고도 유리창엔 성애가 잔뜩 끼어서 그야말로 "냉동고" 속에서 자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앞으로는 절대로 이모님(나의 호칭)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며 후회 막심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추웠으면 아래층에 빈방도 많았었는데 내려 오잖고 그랬느냐 했더니
설마 설마 했단다
초저녁엔 추워도 잠들면 될 거라고 생각했단다
잘못하면 큰일 치룰뻔 했다 ㅠ
산속에서의 추위를 실감하는 곤역을 치루는 하룻밤이 되었다 ^^::
이날은 제법 많이 걷기도 했거니와 시시때때로 변하는 설산에 감탄하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오묘한 경치에 매료되어 시간개념을 잊은지 오래였다
그러다 도착지인 "차메"란 마을에 도착해서야 해가 기울고 다른날 보다 많이 걸었음을 실감한다
이런 긴 여행에서 하룻밤 잠자리는 먹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본다
다음날 컨디션을 좌우 하기 때문에, 고산지역에서 피로가 쌓이면 큰 문제를 이르킬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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