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누워서 책보고 있는 두남자!
얼마나 낭만적인가^^
"고락뿌르"에서 "바라나시행" 기차를 기다리며, 역사의 풍경들이다
이들의 기나긴 여행길에서 플랫폼에 누워서 기차를 기다리는 이러한 모습은 다반사이다
그나마 좌석이 있으면 대기실에서 기다릴 수가 있겠지만,
그저 우리네 옛날처럼 완행 열차표를 구입했다면 이정도는 보통이라는듯 기다리는것 같았다
게다가 기차가 연착을 하면 다들 어찌나 그리 잘들 아는지, 누워서 기다렸다가
기차가 들어오면 잽싸개 잘 찾아서 올라타는게 신기하기만 했다 ㅎㅎ
우리는 연착이 되면 기차에 올라탈 때까지 그저 안절부절인데 . . .
이날도 여지없이 9시에 출발해야할 기차가 2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낮부터 기다리는 것도 지겨웠는데 그나마도 또 연착을 하니
함께 출발한 비구니스님이 나보다 더 초조해 하신다
그분은 다음날로 "바라나시"에 도착을 해서 바로 "보드가야"까지 들어가야할 이유가 있는데,
이곳서 부터 연착을 하니 은근 걱정이 되어서 대기실에서 기다리지를 못하고
연신 역무원을 찾아서 또 확인하고, 경찰들에게도 물어보고...
절대로 인도에선 "빨리" 일을 보려고 하면 할수록 더 늦어진다는 걸 잘 아실텐데도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이기도 하지만
짐도 짐이거니와 "고락뿌르"는 잠깐이라도 다녀올 곳이 없어서 더 지쳐있었던 것 같다
마음 한편엔 "역시 여행은 혼자가 좋아"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ㅜㅜ
드디어 기차에 오르고 보니 옆자리엔 가족들이 타고 있었다
그때부턴 기차가 달리던 쉬던 그것에 대해선 신경을 끄고 내 볼일을 보는게 상책이었다 ㅎㅎ
아이들 셋을 두고 있는 부부에게 마음을 쓰며 다가가서 아이와 장난도 치고 드디어
사진을 찍어주며 친해졌다
특히나 큰아들은 어찌나 쑥쓰러워 하는지 아버지가 그렇게 앞으로 내세워줘도 뒤로 숨곤하더니
결국엔 가족사진까지 찍고나니 그제서야 친해져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크고 맑은 눈의 누나!
은근히 사진 찍는걸 즐거워했다
헌데 사진을 보내 줄 수가 없는게 많이 안타까웠다
은근 막내를 안아서 자꾸 앞으로 내세우기도 하곤 하는게
아빠도 사진 찍히는게 나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나도 못하는 영어지만 그나마도 영어를 못하니 말은 한마디도 나눌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가족사진!!
헤어질때쯤에야 겨우 눈을 맞추고 웃어보여 주었다
가다 서다를 거의 역마다 한것 같다
이곳은 "바라나시" 도착하기전 한정거장 전으로 현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기차가 고장이 났다고 한다
그래서 20여분을 또 쉬고 있었다
그렇게 밤새 달렸어도 전날 출발한 기차가 그 다음날 정오를 훌쩍 넘기고
그것도 모자라 한정거장 전에서 또 멈추어 섰으니,
도착 예정시간보다 5~6시간을 연착한 상태였다
이미 스님은 다음 목적지 "보드가야 기차표"를 "고락뿌르"에서 예매를 했었는데
3시간 텀을 두었었는데 그것도 모자라 도착 예정시간 보다 5~6시간을 연착을 해서
그 예상을 뒤엎고 기차가 늦장을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함께 출발했던 비구니스님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더이상 참지를 못하고 내려서 역사 밖으로 나갔다
한정거장 전이니 택시로 가보겠다 하고...
그렇게 따라갈까 고민하고 있는사이, 기차는 출발을 했다
바라나시를 향해서...
침대칸의 기차 내부를 찍어보았다
2층칸으로 오르려면 다리심도 좋아야하고, 인도인들의 시선을 무시할 수 있는 약간의
용기도 필요할 때가 있다 ㅎㅎ
그래서 사진을 찍을때면 더욱 시선 집중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거나
커튼을 치고 살짜기 찍는것도 한 방법이다
잠시 정차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싶으면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서 바람을 쐬거나 간식거리를 챙긴다
나는 얼마나 쉬어갈 지를 모르니 안에서 어정거리다 동물원 원숭이처럼 되어서
되려 그들을 향해 렌즈를 들이대고 찍어주기도 했다 ㅋㅋ
그랬더니 그중 한사람은 앞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눈은 렌즈를 향해 있었다
인도인들의 성향이 그랬다
어쩌면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그렇듯 그도 한 남자였을뿐인지도 모른다
"바라나시" 도착하기 한정거정 전,
우여곡절을 겪고 "바라나시"에 도착을 했다
그때 중국인 남자 여행자분이 내게 다가와 도움을 청했다
"바라나시역"에서 "델리행" 기차표를 예매해야 하는데 자기가 영어가 짧으니 함께
동행을 해주면 좋겠다고 한다
헐! 나도 그분보다 나을것도 하나 없는 처지인데
그래도 누군가 옆에 있으면 마음이 든든한것을 알기에 "그러겠다"하곤 바라나시 역에 내려서
기차표 예매사무실을 찾아 함께 들어가서
그분 예매를 도와주고 막 사무실을 나오는데, 헤어졌던 스님이 눈앞에 턱하니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택시타고 역까지 온거라고 했다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씩씩거리며 "예매표 환불 운운"하시는데 그 자리서 잠시 망설였다
다음표를 구입할 때까지 있어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하였다
한때 철없을때에는 "스님이 뭐 저래"라며 흉을 봤을텐데
어느 순간부터 그분들도 "수행 과정중"에 있는 인간이란 것을 알고나서는
"얼마든지 그럴 수 있구나"라는걸 인정하게 되었다
함께 했던 순간들을 적나라하게 쓰게된 이유는 그분을 욕하기 위함이 아니고
인도여행은 절대로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중국인 남자분도 "고돌리아"로 간다고 하기에
메인가트 쪽으로 방향을 잡고 릭샤를 타고가서 결국 같은 숙소에 묶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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